Will 'Sodeok-dong hackberry tree' Woo Young-woo fell in love with be designated as natural monument?
연합뉴스 / 2022-07-25 10:49:19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생긴다.
자폐 변호사 우영우를 앞세운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xtraordinary Attorny Woo》가 각종 신드롬을 양산하거니와
그 7~8회 에피소드는 경해도 소덕동이라는 이름으로 가상 공간으로 설정된 수도권 인근 농촌마을 도로건설을 둘러싼 법정 공방을 다뤘으니,
이에서도 역시 천재변호사 우영우는 그 개발이라는 굉음을 멈추었으니, 그 우영우가 그 개발을 저지하고자 주시한 도로건설 구간 존재가 바로 팽나무였다.
그 드라마 얘기를 하기엔 너무나 번다하므로, 이 드라마가 방출하면서 그 드라마에 출연한 팽나무가 실제 어디에 존재하는지가 관심이었으니,
실제 촬영은 창원 북부리 일대를 배경으로 삼고, 거기에 실제 창원시가 보호수로 지정한 팽나무 노거수老巨樹로 드러났다.
나는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한 그 팽나무가 실제 천연기념물인 줄 알았다. 그만큼 그 팽나무는 수형이 거대하며, 생육상태도 좋고, 무엇보다 마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는 언덕배기에 홀로 우뚝 선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까닭이다.
드라마는 이 팽나무를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함으로써 그곳을 관통하는 행복로라는 직선 관통 예정 도로 건설이 무산된 것으로 맺음했다.
실제 이런 일을 닥쳤을 적에 문화재청이 저와 같은 과감한 결단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못내 의심하지만, 그래도 천연기념물을 앞세운 저 드라마 설정에 무릎을 쳤으니,
그것이 여직 천연기념물이 되지 못하고 보호수에 머무는 실정이 의아해 내친 김에 이참에 확실히 현장 조사해서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하자고 문화재청에 제안하기도 했으니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에서 즉각 현장에 출동해 실태를 점검하고는 오늘자로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공포함으로써 그 움직임을 구체화 실체화했다.
이리 되면 드라마가 지정예고한 천연기념물을 실제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초유의 사태에 우리는 직면한다.
시대는 변했다. 문화재 역시 현실에 즉각 반응 대응해야 하며, 그것이 제아무리 드라마라 해도, 그것이 그린 공간과 배경이 천연기념물이 될 만하면 불문곡직하고 그네들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혹자는 드라마가 그랬다고 문화재청까지 덩달아? 이런 핀잔을 줄 수도 있겠지만
저 드라마에 등장하는 그 순간, 그리고 이를 통해 소비되는 팽나무 그 자체가 현대사인 것이다. 이 현대사를 문화재는 적극 포섭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땅을 헤집고 파서, 혹은 절간 뒤져서 나오는 불상만을 문화재라고 부둥켜 안을 수는 없다.
이번 움직임에서 내가 정말로 주시하는 대목은 바로 이것이다.
문화재가 당대와 호흡하기 시작했다는 그 본격 신호탄으로 본다. 늘상 말하듯이 문화재는 과거를 부여잡는 괴물이 아니다.
문화재는 당대와, 그리고 미래와 호흡해야 한다. 그에서 유리한 채 과거만을 붙들고 늘어지는 데서 문화재는 시민공동체와 갈 길을 달리하며 그 달리한 길에서 오직 배척만을 배양할 뿐이다.
문화재청의 이번 우영우 팽나무 지정 절차 즉각 착수에 그런 까닭에 나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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