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일본사를 좀 했다는 사람들 중에는
일본이 "에도시대에 얼마나 잘 살았으며"
"1910년 합방 당시 일본이 한국과 얼마나 차이가 컸는지를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일본이 에도시대에 잘 살아봐야 상업자본, 그리고 매뉴팩추어 단계도 제대로 진입 못한 전형적 아시아 국가의 경제였다.
일본사가들은 개항 직전 일본의 경제수준을 "매뉴팩추어가 작동하는 공업화 전단계로 보고 싶어하지만, 과욕이다.
일본의 에도시대는 서양사의 "early modern"이다. 르네상스-메디치가의 시대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1910년의 합방당시 차이? 있을 수 밖에 없지.
개항후 일본의 급성장에도 한국이 강화도 조약 이후 하던 삽질을 생각하면 1910년 경에는 당연히 차이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일본과 한국의 질적 차이는 에도시대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정확히는 개항 이후 발생했고 식민지 기간을 거치면서 더 차이가 확대된 것이다.
일본이 완성된 제국주의의 모습을 가지게 된 건 1930년 경부터이며 1910년때까지도 변변한 중화학공업 대공장 하나 제대로 없었다.
한국의 식민지 피탈사를 제대로 보려면 꼭 해야 하는 작업이, 일본을 제국주의 국가로 처음부터 고정시켜 놓고 한국침략사를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일본도 그 기간 동안 별 것 없는 아시아 국가에서 제국주의 국가로, 메이지유신 이후 약 90년에 걸쳐 계속 변화하였는데 이렇게 변화할때마다 만만한 옆나라부터 줘 패던 것이 곧 일본의 조선 침략사가 되는 것이다.
일본을 개항 이후부터 완성된 제국주의 국가로 보는것은 많은 부분에서 착시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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