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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임종덕 호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존립 근거를 리셋해야 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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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유산 공룡? 뼈다구를 든 문화유산연구원장 임종덕. 그의 페이스북에서 전재

 
안다. 수장 하나 바뀌었다고 그 기관 순식간에 탈바꿈 못한다는 것. 또 어제 취임했다 하지만 이미 내년 예산안 골격 다 나온 판국에 당장 무슨 변화를 불러올 수는 없다는 것 다 안다.

수장이 버둥쳐도 못하는 것 못하는 것이고, 또 무엇보다 수장이라 하지만 층층시하라 위로, 옆으로, 또 아래로 이래저래 외부 간섭 적지 않으며, 그 간섭 막아낼 재간 없다는 사실도 잘 안다. 

그럼에도 수장이 바뀌었다. 어제로 새로운 사람이 왔다. 임종덕이 왔다. 

개인 임종덕을 바라보는 시각은 물론 무수한 복수다. 환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반대편도 분명 존재한다. 환호도 그 색깔 층위는 무척이나 다양할 수 있다. 

공모제를 통한 최종전 3대 1 경쟁을 뚫고 선 그는 1969년 문화재연구실 출범에서 시작하는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역사상 처음으로 서자 출신 수장이다.

그 자신, 그리고 그와 같거나 비슷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야 몹시도 거슬리겠지만, 초대 김정기 실장(소장) 이래 줄곧 연구원을 독식한 3대 문화재 마피아, 곧 고고학 고건축 미술사가 아닌 자연유산 전문가다. 

그의 취임은 그런 마피아 시대를 종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자못 크다.

물론 외부 혹은 일반에는 흔히 공룡박사로 이런저런 유명세가 있는 그가 몸담았던 자연유산은 문화재 분야에 국한하면 엄연히 2대 대주주다.

그 반대편이 문화유산이라, 유산은 이 둘을 근간으로 삼는다.

문화재청이 뻘짓을 일삼아서 저에다가 느닷없이 문화유산으로 가야 할 무형유산을 별도로 세워 삼두마차 시대를 열기는 했지마는 엄연히 자연유산은 유산, 곧 기존에 통용하는 문화재를 구축하는 2대 주축이다. 

마침 자연유산이 별도로 독립하면서 그에 종사하는 그가 수장에 취임했으니 연구원 역시 새로운 시대 흐름에 맞는 새옷을 입었다고 해야 한다. 임종덕 호 출범은 이 점에서 자못 의미가 있다. 

문제는 이제 그가 펼쳐갈 연구원의 새로운 위상정립이다.

앞서 말했듯이 당장은 될 수 없다. 적어도 그의 입김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 내후년에야 그가 그리는 연구원 시대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국가 정책은 언제나 년 단위로 움직이는 예산 편목을 기반으로 삼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다시 말해 내년 사업 틀이 잡혔다 해도 나는 그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 당장 오늘부터라도 연구원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만큼 수장 오야붕 역할은 막중한 까닭이다. 

나는 연구원 존재 가치 혹은 기반 자체를 리셋해야 한다고 본다. 당장 기존 포맷을 딜리트할 수는 없겠지만, 그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이것저것 할 말 많지만 딱 하나는 확실히 주문하고자 한다. 

문화재가 고고학 발굴이 전부가 아님에도 근자 연구원은 오로지 발굴 하나만을 보고선 폭주 중이다.

물론 대전 소재 본원을 기준으로 할 때 여러 업무가 있고, 그 업무가 커버하는 범위는 실로 다종다양하지만 문제는 각 지역에 소재하는 지방 연구원 업무 편중화는 심각함을 넘어 동맥경화 상태다. 

이 친구들은 분명 문화유산연구원을 표방했음에도 오로지 하는 일이라고는 발굴 발굴 발굴 오로지 이것밖에 없다.

국가 유산 연구원이고, 그 지방 분소라면 당연히 해당 지역 국가유산연구원이 수행하는 지역 업무를 수행해얄 것 아닌가? 

하지만 이들 지방 연구소는 오로지 땅만 팔 줄밖에 몰라서 전국방방곡곡 파헤치지 못해 환장한 몰골이다. 이 친구들 표정을 보면 발굴현장 먼지만 뒤집어 써서 눈알이 벌겋다. 

국민이 저들한테 부여한 절대 지상명령은 유산연구원이지 고고유산연구원이 아니다. 함에도 본분을 망각하고선 다른 유산 업무는 제껴버리고 오로지 땅만 파제낀다. 

그 땅을 왜 파는지 물으면 지들도 모른다는 데 더한 심각성이 도사린다.

뭐 말로는 보존정비를 위한다 하지만 보존정비를 하는데 왜 무덤을 파제낀단 말인가? 그거 파제끼면 보존정비가 잘된단 말인가?

이제 임종덕 호 연구원은 이 근원하는 물음을 물어야 한다.

곧 첫째 왜 문화유산연구원이면서도 그 업무는 팽개친 채 오로지 발굴로만 폭주하는가? 둘째 그 발굴하는 논리는 정당한가? 

임종덕은 발굴 폭주시대를 끝장내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국가문화유산연구원이라는 기관 성격 자체도 문제다. 당장 그 수장 임종덕부터 작금 국가유산법 분류에 의하면 문화유산 전문가가 아니다.

물론 나는 이런 분류를 반대하지만, 암튼 임종덕은 자연유산 전문가라 할 수 있지 결코 문화유산과는 거리가 멀다. 

이것이 얼마나 형용모순인가? 유산 업무를 하라 했지 어떤 국민이 저 기관더러 개중에서도 문화유산 업무만 뚝 떼어내 하라 했단 말인가? 

존재 가치 존재 기반을 리셋해야 한다는 주문은 이래서 정당하다.

당장 저 문화유산이라는 간판부터 떼어서 장작불로 태워버리고 유산연구원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단순히 간판만 교체하는 시늉 변신이 아니라 저 지방 연구원이 탑재한 저 암적인 체질까지 이참에 완전히 갈아엎어야 한다. 

발굴? 다시 지적했듯이 고고학 발굴 이젠 날 샜다. 끝났다. 그 발굴로 장난 치는 시대 갔다. 파 봐야 홍보할 거리도 더는 나오지 않는다.

안 되는 장사는 걷어치는 게 맞다. 안 팔리는 품목은 거두어야 한다.

발굴할 시간에 딴 거 해야 한다. 
어떤 딴 것인가? 발굴을 제외한 국가유산법이 규정한 유산 업무를 수행해야 할 것 아닌가? 왜 발굴만이 업무란 말인가? 

언제까지 국책기관이 삽자루 들고 땅을 파러 나간단 말인가? 누가 너희더러 국민 세금 쳐먹어가며 발굴만 하라 한 적 없다. 

그딴 일 집어치고 이제 진짜로 국책연구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발굴? 하고 싶어도 참아라. 그건 너희가 직접 수행할 일이 아니고 그런 일을 관리감독하며 무엇보다 왜 발굴해야 하며 발굴이라면 무엇이며 발굴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그 논리를 개발하고 그 논리에 따라 정책을 보조 혹은 주체로 만들어가야 한다. 

물론 어렵다는 것 안다. 또 지극히 내 개인 의견일 수도 있고 또 그에서 세부에서 반대가 있을 순 있지만, 대의에서는 난 내가 말한 저 방향 눈꼽만큼도 수정할 사안은 없다고 본다.

갓 취임한 사람더러 판에 박힌 축하한다느니 하는 그런 말은 사석에서나 혹은 전화 한 통이나 혹은 메시지 한 방으로 충분하다.

어머 축하해요 만세만세만만세 이런 찬양 나는 생득으로 못한다. 

그만큼 그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경각심을 취임 축하인사로 대신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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