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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타고 어디가는 길에 로마로 향한다는 서른살 서물여섯살 자매와 잠깐 얘기하다 헤어지는데 건강 챙기라면서 두 봉다리를 주고 간다.
나는 줄 것이 없어 마음만 보낸다.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럽 장기 여행이 붐이란다.
공교롭게 내가 이번에 만난 젊은 친구들이 다 그랬다.
저 시절없이 지난 나는 해직이란 축복에 비로소 그걸 실행하고 있으니 담번 해직은 더욱 알차게 맞이할 것으로 본다.
***
복직이 확정된 상태에서 그 막바지 유럽 한달 여행 때 베네치아 선상인지 그 어느 선착장인지 우연히 조우한 한국 여행 자매와 얽힌 일화를 그들을 조우한 2017년 7월 31일 베네치아에서 나는 저리 적었다.
그때도 물론 고맙다는 말을 했지만, 난 저 비타민C 자매가 느닷없이 가끔씩 생각난다.
꼭 한 번 만났으면 하고, 그리하면 꼭 한 번 식사 한 번 대접하고 싶다.
자매끼리 다니는 그 모습이 아름다웠고, 저 마음씨가 하도 고마워서다.
그들이 그리 고맙지만 나는 얼굴이 도통 기억 나지 않는다.
그때 잠깐 스쳤으니 내가 그 얼굴들을 기억한다면 더 이상하지 않겠는가?
또 나이 타령 일삼는다 하겠지만, 저런 작은 것들이 점점 더 고마워지기는 한다.
혹 저 두 분 자매 중에서 이 글을 보고서 하고 뿅 하니 나타나는 분이 있었으면 싶다.
7년 전 서른살 서물여섯살이라 했으니 이제는 서른일곱 서른셋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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