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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을 보니 자문위원단이니 운영위원단이니 해서 이런 분들이 한번 지적질할 때마다 전시계획이 헝클어집디다. 이런저런 자문이니 의견 받아들이다 보니 누더기가 됩디다. 알아서 맘대로 하게 둡시다.
상설전시? 요새 상설전시라는 개념 자체도 무색해졌습니다. 5년을 못가는 상설전시가 무슨 상설전시란 말입니까? 지금 당장 맘에 안들면 5년 뒤에 가서 바꿉시다.
일단 그대로 갑시다."
얼마전 모 박물관 건립위원회에서 내가 한 말이다. 이 신념은 변함이 없다.
발굴현장? 이걸 망치는 사람들은 자문위원이니 검토위원이니 하는 사람들이다.
하루 잠깐 와서 보고는 감내놔라 배내놔라 하는 꼴 구토 난다.
진짜로 도움될 만한 이야기 있으면 그거 해주고 오면 된다.
이리 파라 저리 파라? 이건 뭐고 저건 뭐다?
구토난다.
자문위원 검토위원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기왕 운영하려거든 그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그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며, 그네들이 맘껏 활개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총독처럼, 정무총감처럼 군림하는 일 구토난다. (2020. 10. 27)
***
저에서 말한 회의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운영위다.
들어보니 요구가 너무 많아 저러다간 박물관이 산으로 갈 듯해 참다참다 저리 질러버렸다.
그래서 잘 됐는가?
그건 모르겠지만 건립 과정이 한층 간결해졌다는 확신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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