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되지 않았지만 아승끼 전세겁 같은 시절
그때는 탐조랍시며 아주 잠시간 나로선 외유라 할 수밖에 없는 탐조探鳥 시대가 있었다.
사진이 부업이라 할 만치 그에 혹닉하기는 했지만
내가 특별히 새가 좋아 그리한 것도 아니며
이 분야 업계를 우리 공장에서 개척한 유형재 선배 말씀처럼 새 사진은
첫째 장비
둘째 인내
라 하거니와 둘 중 어느 하나도 구비하지 못한 내가 그리 나설 수밖에 없던 고역도 있으니
당시 나는 한류기획단장(나중에 K컬처기획단으로 변경)으로 어케 하면 k상품을 고민하던 찰나
탐조 역시 그 대상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손을 대기 시작한 데 지나지 않는다.
그리하여 짬나는 대로 쉬는 날이면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탐조랍시며 잠시 부산을 떨어본 데 지나지 않는다.
내가 쉬 저쪽을 단념한 이유도 애초 내 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걸 맡은 동안에는 나름 열과 성을 다하보겠다는 심정으로
나로선 거금 질러 망원렌즈도 구입해 몇 군데 시범 촬영을 나가 보기도 했지마는
역시 내 길은 아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단장 자리도 내려놓고
또 그 얼마 뒤엔 회사 생활 지긋지긋해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격으로
희망퇴직이란 제도를 시행한다 해서 잽싸게 그 빌미 빌어 박차고 나왔다.
그러는 사이 나로선 회사 생활 마지막을 불사른 그 조직이 만신창이 나는 모습들을 목도했으니
그런 모습 지켜보는 내 속이 어찌 시원하기야 했겠나만은
떠나기로 한 마당에 그 어떤 미련 아쉬움도 없었기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치다시피 도망쳐나왔다.
그때 한때 저런 시절이 있었노라는 증언 하나는 남겨놓아야겠기에 넋두리 한 번 펼쳐본다.
조직은 하나도 아쉽지 아니한테 같이 고생한 친구들은 그립다.
불러서 밥 한 번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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