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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를 읽다가 - 물갈이>
고려 말을 살았던 임박林樸이라는 사람이 1367년 제주안무사가 되어 바다를 건넜다. 그때 그가.....
도중에 나주(羅州)에 이르러 물을 항아리에 가득 채워 돌아갔으나, 비록 차 한 잔이라도 먹지 않았으니 민(民)이 크게 기뻐하면서 서로 이르기를, “성인(聖人)이 와싱가. 조정 관리들이[王官] 다 임선무(林宣撫) 같암시면 우덜이 무사 반란을 일으키잰 햄실건고?”라고 하였다. 그러나 제주 사람들 가운데 혹 물을 길어 온 것을 비난하는 자도 있었다.
-<고려사> 권111, 열전 24 임박전
뭍에서 온 관리가 물마저도 길어온 것을 누구는 백성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어진 마음씨로, 누구는 육지가 그리 좋더냐 하는 고까움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임박 본인이 물갈이가 꽤 심했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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