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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독거노인이 이르되 늙을수록 자색을 선호한다 했던가?
공자는 자색이 간색間色이라 붉음의 원색을 더럽힌 색깔이라 해서 증오한다 했지만
이런 말한 공자는 젊었거나
아니면 그 자색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간취함 때문이리라
이곳저곳 지나다 자색 완연한 칡꽃이 한창임을 알기는 했으되
가차이서 감상할 날이 없어 아쉬움을 달래곤 했으니
어찌하다 들어선 계곡으로 칡덩쿨 무성하고 살피니 그 꽃이라
절정 막 지나 지기 시작했으니 그래서 좀 탄식하기는 했다만 올해도 어김없이 널 어루만지니
이걸로 달래련다.
같이 기뻐했음 좋으련만
동행들은 그게 아닌듯 무심히 지나치는데 나만 홀로 부여잡노라.
칡꽃이 지고 이파리 진 넝쿨은 베어다 가마에 쪄서는 조상하는 옷을 만들기도 했으니
칡은 상주인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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