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세대 혹은 비슷한 연배 기자보다는 이른바 sns를 무척이나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 오죽하면 업무시간 사적인 sns 활동이 다섯 가지 해고 사유 중 첫번째로 거론되었겠는가?
그럼에도 이상하게도 유튜브엔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 데다 그 어중간에 잠깐 이것도 해볼까 해서 손을 댔지만 기대한 만큼 호응도 없었으니 흐지부지 실상 계정만 살려놓고는 중단하고 말았다.
그나마 내가 장점을 발휘할 만한 분야가 문화재라 그쪽 소재로 이것저것 시도했지만 기껏해야 편당 조회수는 백을 넘지 못했고 구독자도 사돈의 팔촌까지 다 우겨 넣어서 줄곧 400 언저리에서 변화가 없었으니, 문화재는 제아무리 잘해도 ebs 교양프로 수준을 뛰서넘지 못한다는 게 내 판단이다.
그런 가운데 언제인지 내 서재를 침범한 족제비를 때려잡은 간단한 영상을 올렸더니만 그게 느닷없이 조회수 8만까지 찍는 이색 기록을 세워 이 일을 계기로 문화재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고 말았다.
오늘 아침까지 편당 평균 조회수 100 미만, 구독자 숫자 406명이던 내 유튜브 계정 지금 상황이다.
구독자 숫자 오천오백오십명..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오르는 중이다. 그 속도에 내가 놀란다.
오늘 탑재한 영상 목록과 조회숫자는 아래와 같다.
10만 뷰를 넘긴 게 네 편이요 개중 한 편은 41만 회를 찍었다. 족제비 8만 뷰는 명함도 못 내민다.
저 모두가 방탄소년단 LA 공연 관련 영상이다. 우리 영상팀이 현지 출장 가서 보내온 것들이다.
애초 저 영상들은 K컬처기획단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리는 한편 우리 공장 관련 부서 공유용이다. 예서 하나 문제가 생겼으니 저 영상들이 짧은 것들도 단 한 편도 트위터 계정에 탑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급한 김에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일단 내 유튜브 계정에 올린 다음 그것을 우리 트위터 계정에 링크를 걸어 연동을 시킨다는 것이었다.
저 십만, 사십일만 뷰는 유튜브 내부 통계를 살피니 거의 백프로 우리 케이컬처기획단 공식 트위터 계정을 타고 들어왔다.
따라서 우리는 애초 이번에 목적한 가장 큰 것, 다시말해 K컬처기획단 한류전문 홈페이지 K-odyssey와 그 공식 트위터 계정 @korea_odyssey 홍보는 만이천프로 초과 달성이라고 자평한다.
덧붙여 여전히 우리 공장에서는 신생 조직이라 존재감이 부족한 K컬처기획단이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했다고 본다. 우리가 생산해 제공한 영상들이 각종 영상물로 제작되었으니 말이다.
어부지리로 내 개인 유투브 계정도 저리 죽었다가 살아났으니 참 인생만사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몹시도 씁쓸하다. 내가 제품을 제대로 만든 건 아니지만, 문화재는 여간해선 상품이 되지 않는다.
날것이긴 마찬가지인 같은 영상인데 BTS는 제아무리 허접해도 반응이 폭발한다. 더구나 그 소비자 절대다수는 한국인이 아니라 전세계 ARMY들이다.
저들 영상 제목과 간단한 설명을 영어로 쓴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을 korea_odyssey를 통해 세계에 팔아먹을 요량이었기 때문이다.
이 작은 사례를 침소봉대할 필요는 없겠지만, 한류는 세계를 향해 영업을 해야하며 그 도구는 영어여야 한다는 평범함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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