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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지금 이후의 삶은 매우 이기적으로, 그리고 아주 영악하게 준비해야 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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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친한 지인들은 부쩍 자주 말해서 그 분들은 내가 어떤 맥락에서 저 말을 하는지를 잘 알리라 본다.

내가 이 말을 꼰대마냥 점점 더 강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내 경험 때문이고 그에 더해 나랑 다른 이유로 혹은 비슷한 이유로 라이프 워크라 간주한 지금의 일을 떠났거나 떠나기 직전인 사람들에서 공통이라 할 만한 점이 관찰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내 지인 중에 가장 요란한 분이 이 블로그 맹렬 필자이신 신동훈 선생이라

남들 볼 때는 정년 5년이나 더 남은 서울대 의대 현직 교수가 무얼 걱정하냐 하겠지만 그 5년이란 것도 순식간이라 미리미리 준비해야 퇴직 이후 삶이 제대로 선다는 절박성이 있다고 본다.

퇴직 시점 기준 나도 그렇고, 나보다 먼저 나간 선배들도 그러하며 비슷한 시기에 나가거나 나갈 준비를 하는 거의 모든 이가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니

무엇인가 지금이 아닌 다른 인생을 확고히 설계해야 한다는 믿음이 철저하고 또 그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가 대부분이나

그 대부분은 그런 걱정 그런 절박만 안고선 퇴직을 맞는다.

나를 포함해 이른바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추고 한 분야 비교적 오랜 기간 투신했다 간주하는 사람들더러 주변에서 흔히 하는 말이 너는 전문성이 있으니깐 지금 일 그만둬도 걱정이 없겠다 하지만

이건 다 개소리라, 물론 그런 사람이 아주 없기야 하겠나만 단 하나도 귀 기울 필요가 없는 개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혹자는 현직 떠나면 다 개털이라 하지만 돌이켜 보면 현직일 때라 해서 특별 대접 중뿔나게 받은 것도 없다.

간단히 말해 전문성 있다 해서 그가 현직이냐 아니냐가 제2 인생을 판가름할 수는 없단 뜻이다.

각종 회의? 그걸로 몇 놈 잘 나가는 놈이 있더라만 다 추하다.

중뿔 나게 아는 것도 없는 놈이 공자님 말씀만 늘여놓는 것도 추하고 또 그게 무슨 큰 벼슬이라고 뒷짐지고선 갑질하는 행태는 더 구역질 난다.

돌이켜 보면 제 깜냥도 헤아리지 못하고선 퇴직 즈음에 이런저런 자리 찾아 기웃거리는 작태는 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데서 말미암는다.

추해지지 말아야 한다.

가오는 지켜야 한다.

그렇담 제2 인생을 나름 보람있게 살기 위해서는 어찌 해야 하는가?

두 가지가 있다.

감옥 갈 각오하고 현직 이용해서 돈 두둑히 받아챙겨 뒷담에 묻어 놓거나

아니면 공公에다가 사私를 찡가넣어 그 私를 철저히 퇴임 이후를 대비해 준비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두 번째를 나는 영악해져야 한다는 말로 부연하곤 한다.

영악해져야 한다.

내가 현직에서 무엇을 하건 이걸로 내가 퇴임 이후 밥벌이를 할 만한 방법인가를 언제나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창업이 되건 뭐가 되건 내가 지금 어디 소속으로서 수행하는 공적인 일 하나하나를 사적 활용을 위한 발판으로 삼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나는 이를 너무 늦게 알았다.

그렇다고 내가 公을 앞세운 정의의 사도가 아니라 해도 이 영악해져야 함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그것을 절감할 때 고개 들어 보니 해가 서산으로 지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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