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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지는 달이 춘천 삼학산 그림자를 끌어다가 남내면 솔개동네 강동지 집 건넌방 서창에 들었더라.
이인직 《귀鬼의 성聲》 첫 줄
***
어느 때 누구 글인지는 기억에 없다. 다만 이른바 친일파 단죄 처단 지향성 글이었다는 기억만 확실하다.
친일 행적이 뚜렷하다고 간주되는 이인직의 그런 행적에 착목한 저자는 이인직이 벌써 소설 제목부터 일본어 색채가 짙다고 공격한다.
예컨대 혈루血淚라 하면 될 것을 일본식 문투 흉내내어 혈血의 루漏로 했다든지, 귀성鬼聲이라 하면 될 것을 귀鬼의 성聲의 성으로 했다든지 하는 사례를 들어 이 놈은 뼛속까지 친일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럴까?
일본문투를 흉내냈다 해서 그것이 친일의 증거가 되는가?
왜 제목을 저리했을까?
나는 신소설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생소함을 주기 위함이라고 본다.
이를 통한 시선 끌기라고 본다.
은세계는 은銀의 세계世界라 하지 않은 점도 아울러 주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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