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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크기 가늠을 위해 자빠뜨린 중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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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돌삐 올라가 바레이"

"왜? 또 인간 스케일바 하라고?"

"두 말 함 잔소리지 너 같음 사람없음 크기가 가늠되니?" 


"됐수?"

"안되겠다. 짜리몽땅해서 독자들이 잘 모를끼라. 자빠뜨리야겠다. 엎띠리." 

 

 

 

자빠뜨맀다.

"짧아서인가? 크단 포가 안나여. 니 키 얼마고, 20년전 62이라 캤는데 마이 쭐었제?" 

원주 거돈사지 당간지주다.

당간지주幢竿之柱야 글자 그대로 당간이란 거대 장대를 가운데가 찡가서 공구는 지탱물이라 보통은 2점 세트라, 이 당간지주는 

첫째, 세운 적이 있는지 그 자체가 의심을 사고

둘째, 그 세트로 생각되는 나머지 1점이 이곳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산 중턱에 있다

 

는 점에서 의아함을 자아낸다. 

 

세우려다가 시공업체 부도로 중단된 듯하다. 

 

흔히 크기, 특히 높이 기준으로 국내 최대 당간지주로 강릉 굴산사지 그것을 꼽거니와, 이 거돈사지 당간지주는 그보다 더 질다!!! 

 

 

이 당간지구가 그 존재기반인 거돈사지에서 어떤 중대성을 지니는가?

 

이 당간지주가 위치한 지점은 담장 혹은 돌벼락으로 구획한 지금의 거돈사지 남서쪽 귀퉁이에서는 대략 직선거리로 100미터가량 떨어진 옛 국민학교 부지 운동장에 저리 쳐박힌 상태로 있었다. 

 

다른 데 있는 것을 누가 저리 옮겨다 놓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의 놓인 곳이었다. 

 

이 당간지주가 있음으로 해서 이 국민학교 부지를 포함해 인근 다른 지역 사유지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매입할 근거가 되었고, 실제로 주변 토지를 대량으로 매집한 상태다. 

 

그것이 어디에 위치하느냐? 그 하나가 해당 문화재 전체 경관을 결정하는 가늠자일 수도 있다는 점 잊어서는 안 된다. 

 

거돈사지와 현재의 당간지주 지점을 표시하면 아래 지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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