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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 평안, 평안>
모 경매에 나온 흥선대원군 석파 이하응(1820-1898)의 간찰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아주 재미있다.
누가 보낸 간찰에 답신으로 보낸 건데 별로 할 말이 없었는지, 진정 상대가 잘 지내기를 바란 것인지, 아니면 웃기려고 유머감각을 발휘한 것인지 언뜻 감이 잘 안 잡힌다.
혹 모르겠다, 지독한 현실의 벽 앞에서 반어법으로 평안을 운운했던 것일는지도...
아래 탈초 번역은 일단 임의로 해 보았는데,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격으로 접미사는 붙이기 나름일 듯하다.
봄을 전송하니 평안하고, 여름이 되니 평안하오. 천지가 평안하니 인생이 평안하더구려. 나는 평안한데 그대는 평안하신지? 봉투가 평안하면 오는 것 모두가 평안할게요. 운운
운하에서 답하오
4월 6일
餞春平安 立夏平安 天地平安 人生平安 我平安 汝平安 封套平安 來都是平安云云
雲下答
四月 六日
(2021.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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