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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보스니아 내전] (3) 포토샵으로 그려넣은 아빠

by taeshik.kim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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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브레니차를 탈출해 자유 지역에 도착한 우리는 한동안 학교 건물에서 생활하다가 틴자라는 마을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나는 친구들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아버지가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고,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친구들은 내 아버지가 죽었다며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말에 상처를 받은 나는 어느 날 모두에게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셨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너무 확신에 차서 말했기에 선생님조차 내 말을 믿고 엄마에게 확인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없었기에 우리는 가족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엄마가 고향과 작별하고 떠날 때는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내 여동생은 아빠를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 사진은 엄마와 여동생 그리고 나만 찍은 것이었는데, 가족사진을 완성하기 위해 유일하게 남은 아버지 사진을 포토샵으로 합성했습니다.

2010년에 아버지 유해가 발견되었습니다.

매년 나는 아버지 무덤을 찾아가서 기도를 올립니다


에르미나, 1993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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