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그리스 폴리스 문명"이 알렉산더 제국의 중앙집권적 문명에 파괴된 것인가?
가야는 "중앙집권적 고대왕국"을 이루지 못해 "선진적으로 이를 이룬" 신라에게 병합된 것인가?
그게 아니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가야 문명" 은 그 자체가 완성형의 문명이었을까?
어느쪽일까?
가야는 "중앙집권이 늦어서" "고대국가의 완성이 늦어서" 패망한 것인가?
가야인은 "중앙집권 국가"를 지향하고 있었던 것이 확실한가?
그게 아니라면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의 문명을 지향하고 있었던" 것인가?
세계유산의 멘트대로라면,
가야는 고대왕국의 완성으로 가는 길목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 자체가 완성형으로서 "동아시아의 다양한 고대문명의 하나"였던 셈이다.
엄청난 표현 아닌가?
*** Editor's Note ***
유네스코는 무엇을 판정하는 기구가 아니다. 논리가 표출하는 공간이며, 그 논리들 중 하나에 설득되어 그것을 채택하는 국제기구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유산 statement가 저렇다 해서 유네스코가 저리 가야를 판정한 것은 아니며, 나아가 저런 표현을 썼다 해서 가야가 진짜로 저리 규정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야고분과 그것을 남긴 가야라는 정체政體를 저리 볼 수도 있다는 가설 하나를 던진 데 지나지 않는다.
실상 가야 제국을 어떤 성격으로 규정해야 하는지는 무수한 논란이 있다. 이때문에 등재 신청서를 쓰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고 알며, 저와 같은 아주 편리한 방식의 설명은 가야사 전공자도 아닌 엉뚱 시대사 전공자가 초고를 쓰는 촌극으로 발전했다.
왜? 지는 책임질 일이 없으니깐, 저리 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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