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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영종도 다이하드 프로펠러 사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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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프랑크푸르트인가 출발한 벵기가 영종도 공항에 착륙하기 전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촬영시점은 2015년 7월 6일 아니면 그 이튿날이었다.

이 사진을 나는 7월 7일자 내 페이스북 계정에 다음과 같이 게재했다.


나는 독일 본에서 막 끝난 그해 제39차인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현지 취재를 끝내고 귀국하는 길이었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당초 예고한 대로 무난히 세계유산에 등재됐으니 문제는 일본이 신청한 메지지시대 산업혁명 유산군이었다.

그 산업혁명 유산군 중 7곳인가가 조선인 강제징용 비극의 현장이지만 일본 정부는 그런 사실은 일부러 누락한 채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는 바람에 그 등재를 둘러싸고 한일 양국 관계에 파란이 일었던 것이다.

그때문에 당초 예정한 출장기간도 하루 늘어나는 소동이 빚어졌으니, 그런 우여곡절을 마무리하고는 귀국하는 길이었다.

본으로 떠난 출장 출발은 6월 29일이 아니었나 기억하는데, 나는 문화부 기자로 갔다가 전국부 데스크 요원으로 돌아왔다. 내가 독일에 가 있는 사이, 인사가 나서 나는 전국부로 발령난 것이다. 

박근혜 정권에 복무하던 당시 적폐경영진이 문화재 전문기자인 나를 무단 인사발령한 것이다.

돌아오는 벵기에선 옛날 영화로 《다이하드》 시리즈 몇인지는 기억에 나지 않으나 암튼 나쁜 놈을 좋은 놈 브루스 월리스가 거의 반죽음 되도록 패고는 저 벵기 프로펠러로 밀어넣는 장면이 들어간 그 영화였다.

그 영화 잔상에서 마침 저 장면을 포착하고는 저와 같은 포스팅을 한 것이다.

한데 그 얼마 뒤 우리 공장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이야기인즉슨 내가 당시 적폐경영진을 지목해 그네가 다 벵기 프로펠러에 빨려들어가길 바라는, 혹은 저주하는 포스팅을 했다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어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하나 짚이는 대목이 없지 않았으니, 다름 아닌 저 포스팅에 걸린 댓글들이었다. 특히 개중에서도 적폐들한테는 댓글 하나가 뼈가 아팠던 모양이다.


최선영..지금 우리공장 한반도부장 장용훈 기자와 더불어 당시 북한전문기자로 이름 높았고, 특히 김정일 후계자가 김정은임을 세계 최초로 타전한 주인공이다. 이른바 풀리처상을 받아야 할 기자였다.

한데 김정은 후계구도를 필두로 두 기자가 판판이 국정원을 물먹인 일이 문제였다.

지들도 알지 못한 북한 관련 뉴스를 쏟아내니 박근혜 정권 국정원이 아주 노골적으로 적폐경영진을 압박해 두 기자가 무척이나 곤혹스런 시절이 도래했다.

그런 외압에 한창 시달리던 최선영 기자가 저런 댓글을 다니, 가뜩이나 적폐들과 사사건건 맞서던 우리는 더욱 한통속으로 취급되어 쫓겨나야 할 기자들이 되었던 것이다. 뭐 실제 우리는 적폐경영진을 열라 욕하고 다니기는 했다. 

결국 나는 문화부에서 쫓겨났다가 해고되고, 최선영 기자는 회사를 그만 두었으며, 장용훈 기자는 느닷없이 공장 산하 통일연구소인가 하는 기관으로 좌천되어 2년 동안 졸라 잡지를 만들었다.

우리가 겪은 일은 이쪽 업계서는 대강 알려져 있으나 처음 공개하는 내용까지 버무려 훗날을 위해 적어둔다.

덧붙이건대 쫓겨난 최선영 기자는 적폐들이 물러나고 다시 일선으로 복귀해 노익장을 과시 중이다.

또 하나 빠뜨린 사항..저 포스팅을 두고 일어났다는 어이없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내 해고를 결정한 인사 징계위에 내가 출석했더니 적폐경영진들이 나한테 묻기를 너가 저러저러한 포스팅을 해서 회사 명예를 실추하지 않았느냐 하더라..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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