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인 복장을 한 바이런. 그는 영국 낭만주의 문학운동의 기린아였다.
I awoke one morning to find myself famous.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깼더니 내가 유명해졌더라.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기린아 조지 고든 바이런 George Gordon Byron (1788~1824)이 뇌까린 말이라 하거니와, 느닷없이 성공가도, 출세가도, 졸부가 된 사람을 지칭할 때 흔히 한국에서도 끌어다가 쓰는 말이다.
흔히 말하기로는 1812년 "차일드 해롤드의 모험 Childe Harold's Pilgrimage"이라는 장시집을 1812년 내자마자 사흘만에 초판이 완판되자 바이런 자신이 놀래 자빠져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하거니와, 추적하면 꼭 이에 맞는 말도 아니란 말도 있으니, 그야 그 분야 전문가들한테 맡기기로 하고
I awoke one morning to find myself famous.
이 문구는 학교 영문법에서는 to 부정사 결과 용법을 말할 때면 항용 끌어다 대는 예문이기도 했으니, 이 경우 to find는 깨어나서 무엇무엇해진 나 자신을 발견했다는 식으로 그 to 부정사 여러 용법 중에서도 결과를 말한다 해서 자주 인용한다.
저야 오랜 무명, 혹은 요새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하는 유명해지고 싶은 자들의 꿈과 같은 일이니, 한데, 사회 전반의 미디어환경 변화와 더불어 부쩍 저런 일이 일상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 유튜브가 저런 흐름을 대변하거니와, 그에 따라 어느날 느닷없이 유명해지는 일이 번다하게 일어난다.
내가 왜 유명해졌는지 나도 몰라. 양준일
요새 대세라고 하는 펭수라는 펭귄에서 진화 귀화한 캐릭터만 해도 저 전형이라 할 만하며, 기타 우수마발로 저런 일이 비일비재해진 세상이다. 그래서 저런 벼락출세를 꿈꾸는 사람이 부쩍 더 많아졌는지 모르겠다.
한국가요계에서 저에 딱 맞는 인물이 나타났으니 바로 양준일이다.
송고시간 | 2019-12-31 16:00
데뷔 30년만 첫 팬미팅…"이 많은 사람, 날 보러 온 게 맞나?"
이 양준일 현상, 흔히 신드롬에 일컫는 이 광풍은 불과 그에 이곳 블로그에서도 다룬 적 있거니와, 그런 양준일이 마침내 한국에 나타나 팬미팅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느닷없음이 그 자신도 어리벙벙한 듯하다.
양준일은 "슈가맨이 방영됐을 때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 반응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지금도 (높은 인기에) 적응 중인데, 적응했다 싶다가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를 보러 왔다는 사실에 또 충격을 받는다"며 웃었다.
슈가맨 방영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평소처럼 일터인 식당에서 서빙하던 중 "한국에서 지금 난리가 났는데 거기서 서빙을 하고 있으면 어떡하냐"는 전화를 받은 일화도 소개했다.
쉰에 유명해진 양준일
기사 본문에 보이는 이 구절이 바이런 현상의 재림임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이날 팬미팅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그는 기자들한테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날 왜 보러 온 것이냐"고 질문을 던졌다니, 아주 좋아서 입이 찢어졌을 모습이 선하다.
이런 재발견과 더불어 그 자신의 굴곡진 삶 역시 조명받기 시작했거니와, 그 신드롬 현상을 떠받치는 주축 중 하나가 바로 드라마를 방불하는 이 삶이라 하겠다.
양준일이 이 업계에서 꾸준하게 살아남느냐는 이제 그 자신한테 몫이 넘어갔다. 단순히 과거팔이로서는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자.
신났다. 30년만에 불러보는 노래
바이런과 양준일
벼락출세의 전형이나 그 과정은 좀 다르다. 바이런은 애송이 시절에 느닷없이 유명해졌고 양준일은 중늙은이가 되어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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