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리층
한탄강 일대는 우리나라 최초로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질공원으로, 2020년 7월 7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승인되었습니다.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한탄강은 용암대지로 하천 경계부에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고, 그로 인해 단애가 형성되어 협곡과 절벽을 이룹니다.
그 중 한 곳으로 백의리층을 보고 왔는데요, 전곡선사박물관 이한용관장님 덕분에 볼 수 있었습니다.
여송 : 백의리층? 왜 이름이 백의리층일까요?
이한용관장님 : 아~~ 백의리는 지명이에요.
이 지질층이 연천군 청산면 백의리 한탄강변에서 처음 발견되어 지질학적 명칭으로 ‘백의리층’ 이라 부르게 되었어요.
이한용관장님 : 연천지역에서는 20~30m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 아래에 아직 암석화 되지 않은 퇴적층이 분포하는데, 이러한 퇴적층을 백의리층이라 부른답니다.
여송 : 오, 그렇군요.
여송 : 관장님, 이 지형 자체가 용암이 흘러내리다가 급격하게 차가운 물을 만나서 형성된 거잖아요?
그럼 이때 이쪽으로 물이 있었다는 건가요?
이한용관장님 : 그쵸, 강이 있었죠. 그래서 우리는 지금의 한탄강과 구분하기 위해 옛 한탄강 유로라고 불러요.
이 백의리층이 중요한 이유는 용암이 흐르기 전 이곳이 옛 한탄강의 유로였다는 걸 알수 있기 때문이에요. 다시말하면 현재의 한탄강 유로와 옛 한탄강의 유로가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죠.
당시 옛 한탄강에는 지금의 백의리층을 이루는 퇴적물들이 퇴적되고 있었을 것이고, 이 옛 한탄강을 따라 용암이 흘러들어옴으로써 두꺼운 현무암층이 형성 되었죠.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현무암은 침식되어 떨어져 나가고 한탄강의 유로를 형성하여 현재의 한탄강으로 발달된 것이랍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리군 : 관장님, 그럼 주먹도끼가 발견된 시대랑 이 백의리층이 형성된 시대랑 같은 시기로 볼 수 있을까요?
이한용관장님 : 전곡리 토층은 현무암층 위에 약 2~7m 정도 퇴적된 토층을 말해요. 이러한 전곡리 토층을 조사해 보니 저 밑 30만년 전에 형성된 현무암 위에 쌓인 점토층에서 주먹도끼가 발견 되었어요.
이 백의리층 현무암 절벽의 형성 시기도 50만년 ~ 12만년 전 으로 보고 있으니, ‘전곡리 구석기 사람들도 저 산꼭대기에서 용임이 흐르는 모습을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죠.
여송 : 관장님, 눈 앞에서 이렇게 몇십만년 전 용암의 흔적을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해요. 가까이에 가서 만져 보고 싶어요!
이한용관장님 : 그건 위험해요!
아직 암석화되지 않은 퇴적층 위에 20~30m 높이의 현무암 절벽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도 절벽에서는 침식과정이 진행 중이에요.
저기를 봐요, 낙석으로 쌓여 있는 돌을.
그래서 이곳을 거닐 때는 낙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답니다.
여송 : 아, 그렇군요! ㅠㅠ 네 알겠습니다.
리군 : 그런데, 여름이라 그런지 풀이 우거져 잘 보이지 않아요.
이한용관장님 : 그쵸?
지금은 수풀이 우거져 주상절리의 단면들이 잘 보이지 않는데, 겨울이면 그 모습이 잘 나타나죠.
사실 이곳은 겨울에 더 아름다워요!
그리고 눈 내린 모습도 장관이랍니다. 겨울에 또 놀러와서 보기로 해요.
여송, 리군 : 네, 관장님!
이한용관장님 덕분에 눈 앞에서 몇 십만년 전 뜨거웠던 용암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각을 이룬 기둥들이 절벽에서 쏟아져 내릴 듯한 주상절리를 보면서 갑자기 겨울왕국 엘사가 떠올랐습니다.
불둑불둑 뜨거운 용암이 거칠것 없이 쭉쭉 손길을 뻐치며 흘러 내리다 새하얗게 차가운 한탄강에 손가락이 닿자마자 와드드 그대로 굳어 버린 듯 한 모습.
그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경이롭습니다.
연천은 두 번째 방문인데,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 거대한 자연, 자연의 날 것, 날 것이 주는 아름다움(?), 아니 요즘 말로 힙함이 느껴집니다.
직접 가보셔야 연천의 매력을 느끼실텐데 말이죠.ㅠㅠ
연천은 저만 알고 싶은,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전곡역까지 지하철이 개통한다 하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런 연천의 모습도 기다려 집니다.
시간 내시어 연천의 힙함을 보여주신 전곡선사박물관 이한용관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백의리층 위치
경기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212
한탄강지질공원 홈페이지
http://www.hantangeopark.kr/bbs/content.php?co_id=sight_01_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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