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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 신라본기 헌강왕 5년(879)에 보이는 대목이다.
(봄) 3월, (임금이) 서울 동쪽 주와 군을 순행하는데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네 사람이 임금의 수레 앞으로 오더니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모습이 해괴하고 차림새가 괴이하여 당시 사람들이 그들을 일컬어 산과 바다의 정령精靈이라 했다.[고기古記에는 이 왕이 즉위한 원년의 일이라 했다.]
실로 많은 이가 이를 《삼국유사》 기이편이 저록한 처용 이야기와 연동해서 이해한다.
바로 이것이 처용 이야기라는 것이다.
첫째, 내가 살피니 《삼국사절요》와 《동국통감》에서 이미 이 두 기록을 통합해 놓았다.
《절요》와 《통감》의 헌강왕 5년 조를 보면 앞부분에선 저 《삼국사기》 본기를 수록한 다음,
그것을 부연하면서는 《삼국유사》 처용 이야기를 절록해 첨부했으니
이미 이 두 사건이 같은 이야기임은 저들이 알았다는 것이다.
둘째, 《삼국사기》가 말하는 산과 바다의 정령 네 마리가 바로 《삼국유사》 처용랑 이야기가 정리한 처용을 비롯한 네 신이다.
《삼국유사》 기이편이 '처용랑 망해사'라는 제목 아래 정리한 이야기는 실은 헌강왕 시대에 왕이 만난 네 가지 신이한 접신 일화 모음집이다.
그가 만난 신을 수록 순서대로 보면
1. 동해룡과 그의 아들 처용
2. 포석정 남산신
3. 금강령 북악신
4. 동례전 지신
이 네 가지다.
이 네 명의 신이 바로 《삼국사기》가 말한 네 정령이다.
(2016.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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