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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

호환이 무서웠던 하남정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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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말의 학자 변만기(邊萬基)는 망암 변이중의 후손으로 《봉남일기(鳳南日記)》를 남겼다. 내 고조부와 벗으로 하남정사에 문상(問喪)한 기록 등이 그의 일기에 전한다.
그는 을미년(1895) 5월 30일 일기에서,

서이면 매실[梅谷] 기씨 가문의 한 부인이 며칠 전에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는 말을 들었다. [三十日 聞西二梅谷奇門一婦人, 數日前爲虎所食云.]

라고 하였고, 다음 달인 윤5월 9일에는

서이면 매실에서 함정을 설치하여 호랑이 한 마리를 잡았다고 들었다. [閏五月 聞西二梅谷, 設陷穽, 捉得一虎云.]

라고 하였으니, 호환을 당한 이후 대대적으로 나서 열흘 전후로 잡은 듯하다.

서이면은 오늘날 장성군 황룡면이고, 매곡은 하남정사 서남쪽 200미터쯤 아래에 있는 맥호리 매실이라는 마을이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우리 가문 며느리가 누구인지 소상히 알지만, 그 후손이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우리 조상님들 이 깊은 산중에서 참으로 힘들게 사셨을 듯하다.

* 지금 나는 멧돼지가 호랑이만큼 무섭다.

정확한 호환을 당한 날짜는 을미년 5월 25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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