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번 코로나19 보건사태에서 나름대로 시종일관해서 죽 지킨 곳이 스웨덴이다. 왜 스웨덴인가? 그것은 20세기, 21세기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하는 모범이요 이상이요, 그리하여 언제나 복지국가를 말할 때면 우리가 따라야 하는 오리엔트 환상특급으로 설정한 까닭이다.
그리하여 누구나 스웨덴을 말했고, 누구나 스웨덴을 보라 했으며, 그리하여 우리는 스웨덴이 되어야 한다고 주창했다. 스웨덴이 잘 살면서도 모두가 행복한 국가의 모델이라 한다면, 그 반대편에는 언제나 부탄을 우리는 호명했다. 이짝은 못 살면서 지구상 가장 행복한 나라, 그리하여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라, 사는 수준은 스웨덴이요, 감성지수는 부탄이 되어야 한다고 협박 강요했다.
봤다. 스웨덴이 진짜 그런가 봤다. 마침 호기가 왔다. 이런 보건사태에 스웨덴이 어찌 돌파하느냐를 세심하게 봤다. 저 복지가 지구상에서 가장 잘된 나라라는 그 스웨덴을 봤다. 결론은?
참상이다. 환상이다. 그랬을 뿐이다. 우리가 상상한 그런 스웨덴은 어디에서도 없었고, 실제의 스웨덴에는 그런 흔적조차 없었다.
그 복지 알고보니, 늙어 죽을 놈은 제때, 아니, 그보다 일찍 죽어야 한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저네들이 이번 보건사태에 취하는 모습들을 보건대, 이른바 록다운lockdown 수준이 여타 유럽국가들에 견주어 조금 헐거워보일 뿐이지, 저들이라고 lockdown이 아닌 것도 아니었다. 실제는 록다운이며서 아닌 것처럼 사기를 쳤을 뿐이며, 이런 점들을 주구장창 스웨덴 당국자들도 강조했거니와, 그럼에도 저짝이 유별나게 취급된 까닭은 실은 언론의 그러한 자리매김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뿐이다.
인구 천만에 전체 땅덩어리는 면적은 남북한을 다 합친 딱 두 배인 이 스웨덴, 땅떵어리는 이만하나 인구는 훨씬 더 적은 노르웨이, 그리고 다시 그 이웃 핀란드, 그 아래쪽 덴마크 같은 북구가 어찌 면적 8만9천평방키로미터에 5천만이 바글거리는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하는 모델일 수 있는가? 개소리였다.
스웨덴, 우리가 그리는 그 스웨덴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것은 오리엔트 환상특급이었고, 신기루였다. 저들이 저린 방식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스웨덴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런 고차원의 사회인 까닭이 아니었다. 일시에 쏟아지는 확진자를 감당할 수 없는 시스템 때문이었다.
저짝 의료보건시스템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수준은 어디에도 없고, 실상은 형편없는 수준인 데 지나지 않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스웨덴은 요람도 없고 무덤도 없다. 거기엔 죽음을 향하는 요람과 죽음의 침상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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