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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어주면 모든 동물이 다 좋아하기 마련이라
사람이라고 무슨 용가리통뼈라 예외가 되겠는가?
이발소나 미장원 가서 머리 만져주면 스르르 졸리는 까닭이 바로 이 본성에서 말미암음이다.
누가 저에다 효자손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는데 사람 역시 소나무랑 마찬가지라 그걸 막겠다고 썩어빠진 우유를 타서 목욕을 하고 무슨 기름인지 잔뜩 바르기도 하는 모양이라 소나무가 늙으면 비늘이 일듯 사람 역시 나이 들어가며 비늘이 일기 마련이라
비늘은 가려움이니 이것도 나이 들어가니 하나로는 부족해 방구석 이곳저곳에다 효자손을 흩뿌리거니와 정작 필요할 적에 아무데서나 잡아야 하는 까닭이다.
저것도 없는 날엔 가분다리 잔뜩 묻어 그걸 떼어내려 나무나 비름빡에 등을 대고 비비는 소마냥 긁기도 하는데 조만간 휴대용 구비하고선 시내버스에서도 자연스레 긁을 날을 기다린다.
환절기다.
효자손이 더 필요한 계절이다.
마침 장성 독거노인도 이걸 가져오라는데 잔뜩 세트로 싸갈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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