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초기 연구에는 당시 일본인류학계의 연구 동향에 정말 큰 영향을 받았다.
아마 당시 고고학계도 비슷했으리라 보는데
2003년 당시 필자는 처음으로 북해도에서 열린 일본인류학회에 참관했고,
2004년에는 당시 나가사키에서 열렸던 같은 학회에 참석했는데
2003년 참석 당시 일본인류학회의 당시 수준을 눈으로 확인했던지라
2004년에는 아예 동영상 장비까지 갖추고 (그 당시에는 지금 같은 동영상 촬영이 안되어 DVD로 녹화하는 핸드카메라가 있었다)
도일하여 학회에서 주목해야 하는 연구 발표를 아예 통채로 녹화하여 들고 왔다.
지금 그 동영상 강의 장면이 아직도 필자에게 남아 있는데
아마 일본학회에도 이미 이 장면은 사라진 기록일 것이다.
이 당시 녹화를 뒤에서 통째로 강의를 뜨고 있었는데
참석한 일본학자들이 얼마나 눈치를 주는지
하지만 내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닌지라 안면몰수하고 강의 내용을 몽땅 채록하여 들고왔고
이 강연은 필자의 그 후 연구 방향을 정립하는데 정말 큰 영향을 주었다.
지금도 이 강연을 보면 당시 일본의 인류학 수준이 정말 높았다는 생각을 한다.
당시 미국보다도 더 높았던 것 같고,
발표 내용을 보면 이미 고대 DNA연구에 진입해 있어
당시 수준으로는 미국이나 유럽에 밀릴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일본처럼 절대로 크지 않은 나라가 당시 미국 유럽학계 수준을 넘는 것을 보고
경외감까지 느꼈는데, 이 수준을 과연 내 평생에 넘을 수 있을지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이것이 불과 20년 전인데,
우리의 20년 후도 그러고 보면 정말 알 수 없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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