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도시에 한 달을 머물러 보기는 처음이었다. 대개는 일주일, 열흘 정도 머물면서 아침부터 밤까지 미술관 박물관들을 휩쓸고 다녔다. 하루에 예닐곱 곳을 관람하는 일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 길게 머물게 되면 주위를 돌아보면서 천천히 걷고 생각하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도시.
바흐부터 바렌보임(Daniel Barenboim, 1942-)까지 진행형인 도시.
https://danielbarenboim.com/
브레히트 극장에서 연극을 본 후 공원에 모여 토론 할 수 있는도시...
https://www.berliner-ensemble.de/en
길을 잘못 들어서 돌아가다가 문득 마주친 본 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교회나
https://en.wikipedia.org/wiki/Dietrich_Bonhoeffer
로자룩셈부르크(Rosa Luxemburg, 1871-1919)의 시신이 떠 올랐다는 티어가르텐 수로 위 다리...처럼
https://en.wikipedia.org/wiki/Rosa_Luxemburg
함께 기억할 수 있는 사람들이 태어나 살았던 도시.
이젠 심지어 파룬궁 수련자들의 대규모 행사가 매년 열리기도 하는 곳.
성 소수자들을 위한 투어 가이드가 있는 도시..
도시가 아름다운 건축이나 유물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곳이다.
여전히 폐허와 잔해가 남아 타인인 내게까지 전해지는 슬픔이 있었다.
하지만 열려 있는 이 도시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격렬함과 함께 무엇이든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있었다.
서로의 다양함이 받아들여지는..
누군가의 말처럼 베를린은 아방가르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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