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시카고’는 이 노래가 전부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EORSLz0_BRU
언젠가 클리블랜드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갈아타며 잠시 머문 일 말고는 이 도시는 처음이다.
많이 흐리다. 그리고 바람이 불었다.
바다만큼 넓은 미시간 호湖에서 쉬지 않고 불어 오는 바람에 성조기가 수평으로 날린다.
워싱턴, 뉴욕, 휴스턴과 함께 미국 4대 도시로 불린다. 공항에서 20분 정도 달리면 다운타운 마천루들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 보는 첫 인상은 상하이와 비슷하다.
시카고는 1871년 일어난 하루 반 만의 대화재로 여의도보다 넓은 면적이 모두 불에 탔다고 한다.
원인은 분명치 않지만 와서 듣기로는 시카고 강을 따라 누적한 쓰레기더미가 도화선이 되어 목조건물 위주였던 이 도시는 빠르게 소실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도시 곳곳에는 소방 수전水栓과 안내표지 등이 반짝반짝 눈에 띈다.
근대화 길목에서 이곳은 빠르게 재건에 돌입했고 1893년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콜럼버스 미 대륙 발견 400주년 세계박람회를 열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물자와 재원이 이곳으로 집중되었을지 짐작이 간다.
다른 주에서 들어오는 운하가 시카고 강과 연결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자재와 공법을 시험하기 위한 건축의 장이 열렸다.
건축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도 이곳 프리츠커 가문에서 준다.
이번 방문 목적은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고려청자 관련 강연을 하는 일이다.
도착하고는 바로 미술관으로 가서 내용을 점검했다.
이곳에는 한국인 지연수 선생과 인턴 김하나 씨가 일한다.
국적기에서 내내 비빔밥, 떡만두 죽(?)을 먹은 터라 늦은 점심으로 아메리칸 스타일 브런치를 하러 갔다. 혼자 먹을 수 없는 양이다.
맛은 괜찮았으나 제법 큰 시내 호텔이라 하기에는 접시에 담은 품새가 영 소박하다.
내가 너무 날렵하고 빼어난 K-서양음식에 길들여졌나 싶다.
그렇지, 우린 늘 미국을 우방으로 대하면서도 문화적으로 유럽을 더 선호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매우 짧은 일정에 이 도시는 나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이곳에 남겨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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