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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5만7천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남겼다는 동굴 추상미술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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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림을 새로 그려 보니 이렇게 드러났다는 것이고, 그걸 근거로 해서 이건 추상예술이다! 뭐 이렇게 보는 것이다. 구석기 연구를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위 도판과 아래 도판들은 모두 해당 논문에서 전재했다. 저 마스크 유물 빼고는 말이다.

 
 
소식을 좀 자세히 살피기 전에 이걸 던진 프랑스 고고학도들이 그네들 연구성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Abstract
Here we report on Neanderthal engravings on a cave wall at La Roche-Cotard (LRC) in central France, made more than 57±3 thousand years ago.

Following human occupation, the cave was completely sealed by cold-period sediments, which prevented access until its discovery in the 19th century and first excavation in the early 20th century.

The timing of the closure of the cave is based on 50 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ages derived from sediment collected inside and from around the cave.

The anthropogenic origin of the spatially-structured, non-figurative marks found within the cave is confirmed using taphonomic, traceological and experimental evidence.

Cave closure occurred significantly before the regional arrival of H. sapiens, and all artefacts from within the cave are typical Mousterian lithics; in Western Europe these are uniquely attributed to H. neanderthalensis.
 
We conclude that the LRC engravings are unambiguous examples of Neanderthal abstract design. 
 
 

이건 자기네 분석 방법을 보여주는 것으로 겁먹을 필요 하나도 없다. 우린 이렇게 과학적으로 했으니 우리 결론은 비과학적인 게 아니다! 이런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혹 영어에 질겁할 수도 있고, 또 저에는 이른바 전문용어가 남발하니 친절하게, 그렇지만 알기 쉬게 내가 문장 완전히 비틀어서 번역한다. 
 
요약
여기서 우리는 57±3,000년 전에 만든 프랑스 중부 라 로슈-코타르 La Roche-Cotard (LRC) 동굴 벽 네안데르탈인 선각線刻을 보고한다.

인간이 점령하고 사용한 이 동굴은 이후 한랭기 퇴적물에 완전히 봉쇄됐으니, 이것이 19세기에 발견되고 20세기 초 첫 발굴되기까지 인간 접근을 막았다. 

동굴이 폐쇄된 시기는 동굴 내부와 주변에서 수집한 퇴적물 50개 시료를 발광연대로 측정한 연대를 통해 저와 같이(곧 5만7천 년 전이라는-번역자) 도출했다.
 
공간을 일부러 분할했으며, 비구상적이라는 특징을 지니는 이들 흔적은 화석생성학과 흔적학, 그리고 실험을 통해 인류가 남긴  증거임을 확인한다. 

그 결과 동굴은 호모 사피엔스가 이 지역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완전히 폐쇄됐고, 또 동굴에서 수습한 모든 유물은 전형적인 무스테리안 석기로 드러난다. 서유럽에서 이런 유물들은 네안데르탈인 문화에만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는 LRC 석각이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추상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결론한다. 


이런 담대한 선언을 내세우면서 저들은 프랑스 중서부 상트르-발 루아르 소재 라로슈-코타르 동굴에서 남긴 손바닥 표식과 같은 네안데르탈인이 일부러 남긴 선각 흔적들을 찾았다고 주장한다. 
 

비름빡에 보면 빗금 무늬 같은 것이 보인다.

 
 
저와 같은 요지를 정리한 글이 아래다. 발표 잡지는 PLOS ONE이라는 오픈엑세스 저널이다. 꽤 유명세가 있는 잡지다.  
 
The earliest unambiguous Neanderthal engravings on cave walls: La Roche-Cotard, Loire Valley, France
 
제목이 좀 구질구질한 느낌이 있다. 왜 이리 했을까? 그만큼 제목을 통해 지들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정제하지 못하고 주절이주절이 다 늘여놨기 때문이지 뭐가 있겠는가? 이건 편집자가 과감히 짤라야 했다. 

직역하면 가장 이른 시기의 의문의 여지가 없는 네안데르탈 동굴벽 선각들 : 프랑스 루아르 계곡 라 로슈-코타르의 경우 정도가 되겠다. 

이것이 제목이고, 다음이 필자 명단인데 현지 조사와 촬영, 정리, 분석 등등에 관여한 사람은 다 집어넣었을 것이다.  

Jean-Claude Marquet ,Trine Holm Freiesleben,Kristina Jørkov Thomsen,Andrew Sean Murray,Morgane Calligaro,Jean-Jacques Macaire,Eric Robert,Michel Lorblanchet,Thierry Aubry,Grégory Bayle,Jean-Gabriel Bréhéret,Hubert Camus,Pascal Chareille, [ ... ],Jacques Jaubert[ view all ] 

Published: June 21, 2023
 

이것이 네안데르탈인이 인위로 남긴 흔적이라는 것이다.

 

논문 원문은 아래를 보라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86568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86568
 
이 소식을 캐취해 우리 공장 과학 전문기자 이주영 국장이 잽싸게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사이테크+] 프랑스서 5만7천년 이전 네안데르탈인 最古 동굴 조각 발견
송고시간 2023-06-22 05:00 
佛 연구팀 "호모 사피엔스 정착 전 제작…프랑스서 가장 오래된 인공 장식 동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프랑스 중서부의 한 동굴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이 지역에 정착하기 전인 5만7천년 이전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손자국 등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확인된 것 중 가장 오래된 네안데르탈인 동굴 조각이 발견됐다. 


[사이테크+] 프랑스서 5만7천년 이전 네안데르탈인 最古 동굴 조각 발견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프랑스 중서부의 한 동굴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이 지역에 정착하기 전인 5만7천년 이전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www.yna.co.kr

 
engravings이라는 말을 조각이라 옮기는 바람에 애초 저 제목이나 첫줄만으로는 갸우뚱하게 하는 감이 없지는 않다. 쪼가리라는 뜻이 워낙 강하기 때문인데, 따라서 동굴 조각은 자칫 동굴을 똥가리 낸 파편이라는 의미로 오독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은 생경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크게 생소하지는 않은 선각線刻이라는 옮김으로 써 본다. 
 
아래는 그 동영상 홍보자료다. 요샌 유튜브 없으면 고고학 장사도 못해 먹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y1pmTeLDxWs 

 
 
이 동굴은 이미 1846년에 채굴 과정에서 발견되고 1912년에는 땅 소유주 François d’Achon이 아예 입구를 막은 퇴적층을 몽땅 다 발굴한 결과 무스테리안 석기 유물 Mousterian lithic artefacts 만 발견되어 그 시대에 이미 입구가 막힌 곳임이 드러났다.

이후 1970년대 이래 2008년에 이르기까지 조사 결과 3군데 사이트가 더 확인되었으니, 그들 지역에다가 각각 LRC II ( 동굴 입구 바위그늘), LRC III (작은 shelter), 그리고 LRC IV (작은 동굴과 연동된 trench 하나)라는 이름이 부여됐다. 

이 역시 조사 성과는 배신이 없어 저들 세 곳 모두 무스테리안 석기를 쏟아냈으니, 특히 LRC II 구역에서는 이 동굴을 더 유명하게 만든 “Mask of La Roche-Cotard”가 발견됐다. 
 

뭔가 공상 과학영화를 보는 거 같다. 이것이 유명한 마스크다.

 
LRC I 구역 벽면에서는 조직성이 있는 디지털 흔적인 finger-flutings이 1976~1978년 조사에서 드러났고, 이어 2008년에도 그런 흔적이 추가됐다. 더불어 간헐적인 황토색 계열 흔적이 확인됐다. 다른 인간 활동 흔적도 드러났으니 (i) 동물 발자국  (ii) 동굴 가죽으로 연약 벽면을 반복적으로 문지른 흔적, 그리고 (iii)  numerous easily recognisable traces caused by the percussion of metal tools가 있다. 이들 세 가지 흔적은 이미 1912년 발굴에서 보고됐다.

이번 연구성과란 이들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다.
 
그 결론은 간단해서 우리 공장 이주영 기자 보도에서 말하는

일련의 비구상적 무늬들을 사진측량과 플로팅 분석 등 기법으로 분석해 3D모델로 만든 다음 이를 기존에 알려진 사람이 만든 표시 또는 실험실서 만든 표시 등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이 표시들은 모양, 간격, 배열 등으로 볼 때 사람이 의도적으로 만든 작품으로 밝혀졌다.

는 딱 이 대목이다. 간단히 말해 네안데르탈인이 뭔가 목적 의식을 가지고 남긴 흔적들이라는 것이다. 
 

Neanderthal cave engravings identified as oldest known, more than 57,000 years old

Markings on a cave wall in France are the oldest known engravings made by Neanderthals, according to a study published June 21, 2023, in the open-access journal PLOS ONE by Jean-Claude Marquet of the University of Tours, France and colleagues.

phy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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