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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에 새복에 샤워하고 땀냄새로 범벅한 옷가지 샤워장 깔고는 샴푸와 린스로 질근질근 밟아 빨래했다.
피카딜리 서커스 Piccadilly Circus 라는 곳이다.
번개불 콩 볶아먹는 심정으로 지난날 흘려버린 내셔널갤러리 관람을 후다닥해치우고는 인근 지인 집에 짐을 풀고는 주변에서 검색한 한국식당 찾아 늦은 저녁하러 가는 길목이다.
지난날 두번 방탄소년단이 런던을 침공했을 적에 이곳은 그 팬클럽 멤버 아미들 독무대였다.
그 광장 복판을 점거하는 저 조각상 기시감이 좀 있어 무엇인가 했더니 셰익스피어 고향 스트라퍼드 어폰 에이븐 마을 어구서 만난 듯 하거니와 동행한 지인이 "그래서인가? 이 주변에 셰익스피어 동상 공원이 있다" 한다.
상추 보니 이쪽 토산이라, 저게 아마 씨는 한국에서 들어왔을 테지만 이곳에서 현지화하는 바람에 저 모양 벌어진 것 아닌가 한다.
스페인이었던가? 한국식당서 상추가 나왔는데 꼴이 이상해서 물으니 한국주인 왈..한국상추가 첫해엔 한국상추인데 그 씨를 받아 이듬해 키운 상추는 저리 현지화한단다.
공구리에 석조에 그리고 목재가 의외로 많아 이 삼재가 빚어낸 불협화음이 실은 우리가 말하는 유럽 중세 도시다.
중세라 했지만 실은 허울에 지나지 않아 간단없는 아시바의 힘이 오늘날 우리가 믿는 유럽 중세다.
건축 조건이 까탈스럽기 짝이 없으니 참 갑갑하다 하겠다.
날이 밟아온다.
만 이틀이 되지 않는 런던 체류를 너가 책임지라 해서 옥스퍼드에서 불러냈다.
이역만리에서 좀 새로운 고고학 문화행정하겠다고 연수 중이다.
듣자니 디지털고고학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라, 두 눈 팔지 않는 학도學徒임을 의심치 아니하는 까닭에 그의 앞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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