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회에서 대통령이란 참말로 묘한 상징이 있어 이른바 지지율과 현장이 따로 노는 대표 대중스타다.
지금 지지율 35퍼센트 수준인 윤석열만 해도 60프로가 그 국정수행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지만 시장 같은 데 나타나면 반응은 사뭇 달라 대체로 열광과 환호가 압도한다.
윤통이 인기가 없는 편이지만 실은 그보다 내내 지지율 꽝이었던 이가 노무현이다. 집권 초기 잠깐을 제외하고 지지율이 계속 20퍼센트대를 맴돌았으니 말이다. 그런 그를 뻘짓 탄핵이 구출했으니 참 아이러니다.
그런 노무현도 재래시장 같은 데 나타나면 대중이 열광했다. 그런 어떤 자리에 수행한 당시 문화재청장 유홍준이 그 모습을 보고는 직후 나를 포함한 기자들한테 이렇게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누가 노통이 인기가 없다 그래? 난리더만."
대통령이란 그런 식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대중스타다. 작금 최고 대중스타라는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만 해도 적어도 한국사회에 국한하는 한 인지도에서 그들이 결코 윤석열을 따를 수 없다. 솔까 연령 계층에 따라 BTS라는 존재 자체를 아는 사람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그렇다. 대한민국 최고 대중스타는 언제나 당대 대통령이다.
저 열광과 환호를 실은 맘껏 누린 최고 스타가 김영삼이다. 이 양반은 걸핏하면 리무진 차를 세우게 하고는 대중 속으로 뛰어들어 악수하는 장면을 즐기곤 했으니 그리하여 언제나 경호실을 경악케 했다.
말년에 아엠에프 사태로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그는 박정희도 넘볼 수 없는 지지율 90프로 대통령이었다.
권력자가 저 맛에 빠지면 대책이 없고 누구도 제어할 수 없다. 이명박이라고 달랐겠는가?
지역 관광진흥이라는 그럴 듯한 회의를 대가야박물관 대회의실에서 주재할 예정이던 MB는 그에 앞서 박물관 정문에서 내려 환영 나온 지역민들과 악수하고는 박물관 내부를 관람할 예정이었다.
실제 그리됐다. 박물관 내부 전시실 안내는 신종환 당시 대가야박물관장이 했다. 바로 앞 사진들은 그것을 증언하는 몇 장면이다.
한데 박물관 입장에 앞서 애초 대통령 이동 동선에는 다른 하나가 더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그만 생략되어 버린 것이다. 이 생략된 일정을 위해 문화재청장 이건무는 만사 제끼고 대전에서 달려왔던 것이니 그런 그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상실해 버리니 그 자신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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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영접하러 고령까지 달려간 이건무(1) 유인촌과 같이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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