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스트민스터 궁전Palace of Westminster 지하에서 진행된 고고학 발굴에서 거의 6,000년에 걸친 인류 활동 증거가 발견되었다.
이는 스톤헨지와 같은 기념비적인 유적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이곳에 사람이 살았음을 시사한다.
깊고 훼손되지 않은 모래 퇴적층에서 60개가 넘는 플린트 조각flint flakes과 그 안에는 모양을 새긴 도구들이 발견되었다.
이 조각들 형태는 기원전 4,300년경으로 추정되는 후기 중석기 시대 또는 초기 신석기 시대에 속하며, 현재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선사 시대 사람들 삶을 엿볼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발견은 궁전 복원 및 재개발 사업 일환으로 수행된 다년간 고고학 조사 프로그램 결과다.

의회 건물 아래에 묻힌 역사 흔적을 기록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향후 복원 결정에 이러한 유산을 반영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때 손니 섬Thorney Island이었던 곳에서 발견된 이 플린트들은 초기 공동체가 어업, 사냥, 자원 채집에 사용한 지역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훼손되지 않은 모래사장에 보존되어 있어 매우 희귀하며, 이 지역이 왕과 정치 권력 중심지가 되기 훨씬 전부터 이 지역 중요성을 보여준다.
고고학자들은 선사 시대 유물과 함께 수 세기에 걸친 다양한 유물을 발굴했다.
중세 가죽 신발 컬렉션(부츠 한 켤레와 여러 개 신발 밑창shoe soles)은 약 800년 전 일상생활을 보여준다.
정교하게 장식된 점토 담배 파이프 조각은 1834년 화재 이후 19세기에 궁전을 재건할 때 사용되었으며, 현장에서 작업하던 석공들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2천 년 이상 된 로마 제단 조각이 후대 건축물에 재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유물로는 꽃이 핀 하트 모양 장식된 중세 납 배지lead badge, 런던 유서 깊은 선술집 주인과 관련된 빅토리아 시대 5파인트 맥주 주전자five-pint Victorian beer, 그리고 나중에 궁전 재건에 사용된 타일 디자인에 영감을 준 장식 중세 바닥 타일 등이 있다.
가장 놀라운 발견 중 하나는 2025년 8월, 고고학자들이 중세 소홀Lesser Hall의 중요한 유적을 발굴했을 때였다. 이곳은 화이트 홀White Hall이라고도 한다.
1167년에 건축된 이 홀은 왕실 만찬 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이후 영국 행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심지어 서로 다른 시기에 두 개 의회 건물이 들어서기도 했다.
1834년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오랫동안 여겨졌지만, 새로운 증거에 따르면 석벽 일부가 화재를 견뎌내고 수리되어 19세기 중반까지 남아 있었다.
심지어 제2차 세계 대전 중 인근에서 발생한 폭격에서도 일부 유적이 남아 있었다.

MOLA(런던 고고학 박물관Museum of London Archaeology)가 진행 중인 조사는 블랙 로드 가든Black Rod’s Garden과 올드 팰리스 야드Old Palace Yard, 빅토리아 타워 가든Victoria Tower Gardens, 템스 강변 등 의회 부지 내 9개 지역에 걸쳐 진행된다.
궁전은 1등급 고고학 우선 구역Tier 1 Archaeological Priority Area에 속해 있어 역사적, 고고학적 중요성이 매우 높다.
수 세기에 걸쳐 이 유적은 카누트Canute 왕이 세운 왕궁에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정부 중심지로 변모했다.

발굴 작업자들은 지금까지 중세 건축물, 이후 의회 건물, 그리고 빅토리아 시대 재건축 당시 유물을 조사하고 재매장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유물의 규모와 잔존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향후 설계 제안에 참고 자료를 제공하고, 건설 위험을 줄이며, 유적의 오랜 역사를 고려하여 복원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단계가 끝날 무렵에는 총 14개 시추공, 10개의 지질고고학 시추공geoarchaeological boreholes, 그리고 광범위한 해안 조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조사는 2026년까지 계속될 예정이며, 2027년에 조사 결과에 대한 종합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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