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낙화16

아침엔 흐드러진 꽃이 저녁이면 태백太白 이백李白의 [고풍古風]이라는 제하의 시 일부다. 천진교에 삼월이 찾아드니 집마다 복사오얏 만발하네 아침엔 애 끊는 꽃이었다가 저녁엔 동쪽 물 따라흐르네 앞선강물 뒷물이 밀어내듯 옛날은 지금과 이어 흐르네 새 사람은 옛 사람과 다르니 해마다 다리에서 놀며즐기네 天津三月時 千門桃與李 朝爲斷腸花 暮逐東流水 前水複後水 古今相續流 新人非舊人 年年橋上遊 2019. 5. 5.
꽃우박 쏟아진 순천順天 선암사仙巖寺 문화재 기자 오래 했다 하면 다들 많이 봤겠지 이런 덴 물어볼 필요도 없겠지 하겠지만 서울은 차 타고 가는 곳이 아니라 책으로 읽고 테레비로 보는 데라 선암사라는 곳이 그러했다. 우짜다 그런 선암사를 딱 한번 가게 되었으니 그날 나는 선암사 하면 떠오르는 그 다리를 첨으로, 내 눈으로 봤다. 그날이 이맘쯤이라 하필이면 비가 제법 내렸는데 빗물 머금은 수풀 창포기름 발라 튀긴 두릅 같았다. 연무가 장관이라 그 연무 속으로 풍경은 제자리 멈춤이었다. 뒤안 돌았더니 꽃잎이 우박처럼 쏟아졌더라. 선암사는 꽃우박이다. 산란한 내 맘 같아 무척이나 씁씁했다는 기억 아련하다. 2019. 5. 4.
남산을 산화하는 꽃비 늦었다. 꽃은 이미 끝물이다. 곳곳엔 선혈낭자 꽂잎 시체 즐비하네. 지난주말 밤에 올라 이번주를 견뎌낼까 했더랬다. 그렇게 남산 봄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스스로가 목숨 끊곤 장렬히도 사라지네. 그들이 스러져간 자리에는 풍차마을 마실온 히딩크 친구들이 올긋봉긋 함실방실. 복사 역시 한창이라 지구촌 방방곡곡 도화녀桃花女 풍년이라 단군자손 원주민 도화녀에 동남아 도화녀 넘쳐나고 가끔은 로서아 도화녀에 일대제국 미국 도화녀도 보인다. 남산타워 범벅이라 뱃가죽 덕지덕지 기름기 빼겠다 성큼성큼 계단계단 오르는데 저 타워 오늘따라 참말로 멀고멀다. 아시바다. 노트르담 아른아른 타워도 아시바? 살피니 망사팬티 씨쓰루라. 무삼일인가? 생소함에 한번 더 쳐다보는데 그 새 봄은 저만치 줄행랑친다. 2019. 4. 21.
낙화落花, 조락하는 봄 꽃이 진다. 봄이 간다. 참꽃은 메가리가 없다. 흐물흐물 젤리다. 라일락도 힘이 없다. 봄은 조락의 계절이다. 어제 수원화성에서 봄을 哭한다. 2019. 4. 21.
서울에서 만난 그대, 꽃지는 계절에 강남에서 재회하고 한시, 계절의 노래(320)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江南逢李龜年]  [唐] 두보(杜甫, 712~770) / 김영문 選譯評  기왕의 저택에서평소에 자주 봤고 최구의 집에서노래 몇 번 들었던가 때 마침 강남 땅에풍경이 찬란한데 꽃 지는 시절에또 그대를 만났구려  岐王宅裏尋常見, 崔九堂前幾度聞. 正是江南好風景, 落花時節又逢君.   이구년(李龜年)은 당 현종(玄宗) 때 활약한 연예계 스타. 작곡, 연주, 노래에 모두 뛰어났다. 당시에 악성(樂聖)으로 불렸으니 지금 가왕(歌王)으로 불리는 조용필에 버금가는 명성을 누렸다고 할만하다. 그의 명성은 궁궐에까지 알려져 당 현종이 불러서 총애했으며, 현종의 아우 기왕(岐王) 이범(李範)도 자주 그를 불러 노래를 들었다. 최구(崔九)는 최척(崔滌)이다. 중국에서는 흔히 형.. 2019. 4. 19.
변사체 목련을 哭함 목련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화려했기에 지는 모습 추접할 뿐이다. 질 때는 전치 8주 상처라 온몸이 멍투성이요 전신 화상이라 떨어진 그것은 미끌미끌하기 짝이 없으나, 곧장 거무틱틱해져 익사체가 되니 실은 이보다 더 장엄한 죽음이 있는가? 그런 까닭에 내 너를 곡하리니 목련아 그래서 나는 너가 더 좋다라 한다. 2019. 4. 1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