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독수공방6 달은 어찌나 휘영청 밝은지 밝은달 어찌나 휘영청 밝은지 내 비단 침상 휘장 비추네 근심에 잠 못 이루고 옷자락 여미며 일어나 서성이네 객지 생활 즐겁다 하지만 서둘러 돌아감만 못하리 집 나서 홀로 방황하니 근심 누구한테 털어놓으리 고개 빼고 쳐다보다 다시 방에 드니 눈물 떨어져 아랫도리 적시네 明月何皎皎 / 照我羅床緯 憂愁不能寐 / 攬衣起徘徊 客行雖云樂 / 不如早旋歸 出戶獨徬徨 / 愁思當告誰 引領還入房 / 淚下沾裳衣 《문선文選》 기준으로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其十九 라는 제하에 그 마지막으로 수록된 한대漢代 오언시五言詩다. 저자는 당연히 알 수 없다. 민요를 가장했지만, 그 시대 지식인 소행일 것이다. 제목도 없다. 보통은 그 첫 구절을 따서 제목을 삼는데 이 경우도 마찬가지라, 보통 어디가 수록할 적에는 명월하교교明月何皎皎 라는 식.. 2023. 4. 10. 강남 오뤤쥐족의 노래 東飛伯勞歌 동쪽으로 백로는 날아가고 동쪽으로 백로 날고 서쪽으론 제비 날며 견우와 직녀는 때가 되니 만난다네 어떤 집 아가씨 맞은편에 사는데 웃으면 베어나는 아름다움 온동네 비추네 남쪽북쪽 창문엔 환한 거울 걸고 얇고 고운 비단 휘장엔 분 냄새 가득 이 아가씨 나이는 십오륙세쯤 곱기는 비길데 없고 얼굴은 구슬같아 석달 봄 저물어 꽃도 바람따라 흩날리는데 부질없는 방콕 신세 아름다움은 뉘와 나눌꼬 東飛伯勞西飛燕, 黃姑織女時相見. 誰家女兒對門居, 開顏發豔照里閭. 南窗北牖掛明光, 羅帷綺箔脂粉香. 女兒年幾十五六, 窈窕無雙顏如玉. 三春已暮花從風, 空留可憐與誰同. 《악부시집樂府詩集》과 《옥대신영玉臺新詠》은 모두 이 노래를 실으면서 작자가 양 무제 소연蕭衍(464~549)이라 한다. 육조시대 말기, 그러니깐 宋과 梁.. 2020. 7. 24. 독수공방獨守空房, 그 필수품은 베개 두 개 혼차서 외롭게 빈방을 지킨다는 뜻이다. 독수공방을 구성하는 제1의 필요조건은 베개다. 그 베개는 반드시 하나여야 할 필요는 없다. 두 개라도 독수공방은 성립하는 까닭이다. 아니 외려 독수공방은 베개가 두 개여야 그 의미를 극대화한다. 두 개 중 하나가 주인을 잃어버려하 극성을 완성한다. 2019. 7. 20. 창기 출신 생과부의 한탄 "독수공방 어려워"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 중 두번째 '푸르디푸른 강가 풀[청청하반초·靑靑河畔草]'이다. 이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연애시 일종이거니와, 개망나니한테 시집가서 독수공방하는 신세를 한탄한다. 다만 공상난독수空床難獨守라 해서, 그 신세 더는 견딜 수 없다는 암시를 하거니와, 모르겠다. 그리해서 새로운 사랑을 찾았는지는. 푸르디 푸른 강가 풀 울창한 정원 버드나무 곱다란 누대 위 여인이해맑게 창문 앞에 섰네 아리따운 붉은 화장에 희디흰 손 내밀었네 옛날엔 창기였다가 지금은 개망나니 부인망나닌 나갔다 소식없어 빈 침대 지키기 어렵네 靑靑河畔草, 鬱鬱園中柳盈盈樓上女, 皎皎當窓牖娥娥紅粉女, 纖纖出素手昔爲倡家女, 今爲蕩子婦蕩子行不歸, 空床難獨守 계절 배경은 봄이다. 강풀은 짙어오고 버드나무는 피어나기 시작한다. 봄은 .. 2018. 11. 18. "당신은 버들개지, 나는 외로운 소나무" 우연히 느낌이 있어서[感遇] [조선] 허봉(許篈·1551~1588) 낭군은 둑가 버들 좋아하셨고소첩은 고개 위 솔 좋았어요바람 따라 홀연히 흩날리며이리저리 쓸려가는 저 버들개지겨울엔 그 자태 변하지 않는늘 푸른 솔과 같지 않지요 좋아함과 싫어함 늘 변하기에걱정스런 마음만 가득하답니다 君好堤邊柳, 妾好嶺頭松. 柳絮忽飄蕩, 隨風無定蹤. 不如歲寒姿, 靑靑傲窮冬. 好惡苦不定, 憂心徒忡忡. 조선후기 문사 한치윤(韓致奫·1765~1814)이 《열조시집(列朝詩集)》에서 채록했다면서, 그의 《해동역사(海東繹史)》 권제49 예문지(藝文志) 8 본국시(本國詩) 3 본조(本朝) 하(下)에 위 시를 수록하면서, 《열조시집》을 인용해 이르기를 “허봉(許篈)의 여동생이 김성립(金成立)한테 시집갔는데, 착했지만 사랑을 받지 못했다.. 2018. 11. 11. 기쁨엔 밤이 짧고, 슬픔엔 밤이 길더라 중국사에서 서진西晉시대 정계와 문학의 거물 장화張華에게 ‘정시’情詩라는 제목이 붙은 오언五言 연작시가 있으니,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 다섯 편 중에서도 세 번째 작품이다. 원앙금침 둘렀으나, 적막할 뿐이다. 독수공방을 이처럼 절절하게 표현한 작품 드물다. 아래 텍스트는 《문선文選》을 따른다. 《옥대신영玉臺新詠》 本은 조금 다르다. 清風動帷簾 맑은 바람 휘장발 흔들고 晨月照幽房 새벽달은 깊은 방 비추네 佳人處遐遠 고운님 멀고먼곳 계시는데 蘭室無容光 난초방엔 멋진 자태 없네襟懷擁虛景 품속에선 헛된 그림자 안고輕衾覆空床 얇은 이불 휑한 침대 덮었네居歡惜夜促 즐거울 땐 짧은 밤 아쉽더니在戚怨宵長 시름일 땐 긴 밤 원망스럽네 拊枕獨嘯歎 베개 안고 혼자서 한탄하니 感慨心內傷 슬픔 겨워 가슴속 아려오네 2018. 2. 2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