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노5 분노가 힘이다, 절망은 구렁텅이다 나를 돌아봐도 내가 무엇인가 악다물고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해서 그런 대로 결실이라도 보게 된 힘은 근간이 분노다. 다른 분들이야 내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우니 제껴두고, 내 경우 책을 두고 말해 본다. 첫 책 풍납토성 오백년 백제를 깨우다는 분노가 출발이었다. 그런 까닭에 훗날 혹은 지금 쳐다 보니 성긴 곳 천지지만, 나는 첫째 그때까지만 해도 맹렬 문화재 투사라, 나 아니면 문화재가 다 없어진다 절박했고, 나아가 그 과정에서 입으로만 문화재 보존을 떠드는 이쪽 업계 사람들이 실로 증오스러워 그들을 고발하는 심정을 썼다. 그 이듬해 2001년에 나온 화랑세기 또 하나의 신라 역시 분노의 자식인데, 그 즈음 나는 역사학계, 특히 고대사학계와 전면전을 불사하는 전투를 벌였으니, 이 책은 그 불사하는 쟁투의.. 2024. 7. 21. 사람한테 덴 상처는 치료가 불가하다 내 친구 얘기를 하려 한다. 이 친구가 A라는 친구를 무척이나 믿었다. 나는 믿지 마라 했다. 나도 잘 아는 그 친구는 믿을 만한 놈이 되지 못한다 생각한 까닭이다. 왜 그러냐 묻기에 지 손에 피 한 방울 묻히려 하지 않는 놈이며, 종국에는 헌신짝처럼 배신할 것이라 경고했다. 그래도 그는 계속 그를 믿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 예언이 실행을 맛보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아니했다. 헌신짝 팽개치듯 버렸다. 나는 그가 불면의 밤을 새운다는 사실을 안다.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분노가 치민다 했다. 그런 친구더러 그러니 그 놈 믿지 말라 하지 않았느냐 핀잔할 수는 없잖은가?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치유도 없고 연습도 없고, 그래서 굳은살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그 상처는 언제나 새롭기만 하며, 관장하며.. 2023. 8. 25. 분노와 절박, 주저앉음에의 저항 투자, 특히 그 대상이 사물일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람일 때도 가장 이상적인 결과는 윈윈이다. 나도 그를 통해 내가 없는 그 무엇을 얻고 그 또한 나를 통해 그가 없는 그 무엇을 얻어야 한다. 이것이 합작이 성공하는 절대 관건이다. 물론 많은 경우 저 관계는 여러 이유로 이내 흐지부지하거나 심지어 원수로 돌변해서 파탄나고야 만다. 내가 뭐 거창하게 사람을 투자한 적 있던가 자문하곤 하는데 안 해본 건 아니라고 하고 싶다. 이건 일전에 한 말인데 개중 그런 대로 잘 풀리는 사례가 없지는 않으니 이 경우 거의 예외없이 나중에 잘 되서서는 지가 잘 나서 그리된 줄 알더라. 물론 이건 내 기준이고 내가 투자한다 생각한 저쪽에선 얼마든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건 안다. 내가 무에 거창한 인재 투자를 하겠는가.. 2023. 8. 20. Four live coals, 마른 장작을 태우는 네 가지 석탄 영문학 시원을 연 중세 잉글랜드 작가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 ( c. 1343 ~ 1400) 불후의 대작 《켄터베리 이야기 The CANTERBURY TALES》 중 한 대목이다. 뻐기기, 거짓말, 분노, 탐욕 이 네 가지는 늙는다고 사그라지지 않는다고 등장 인물 누군가 갈파한다. 아마 이 인물을 통해 초서가 하고 싶은 말이었으리라 나는 본다. 우리 늙은이도 이와 마찬가지라. 썩어가면서도 비로소 익기 마련인 법. 세상이 피리를 불어주는 동안 우리는 춤을 추지.우리의 의지엔 못된 못 하나가 박혀서 머리는 흰데 푸른 꼬리를 달고 다니는 파와 같단 말이지.이 세상 재미 볼 기력은 이제 다 없어져도 욕심만 살아남아 야단이지.행동으로 옮길 수 없으면 말로라도 해 보려하고불은 꺼진 지 오래지만 재.. 2019. 7. 18. 증오감에서 비롯하는 글 글을 쓰는 사람들이, 특히 근현대사 분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조심 又 조심해야 할 점은 증오감과 탄성이다. 대체로 우리 학계를 보건대 독립과 친일이라는 양대 구도, 혹은 민주화 대 반민주화(혹은 독재) 양대 구도로 설정하거니와 그러면서 전자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찬사를 퍼붓고, 후자에 대해서는 각종 분노를 표춀하거니와 이는 시정잡배가 할 짓이지 이른바 전업적 학문종사사자가 글로써 할 일은 아니다. 나는 이완용을 다룰 적에도 냉철, 냉철, 또 냉철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하여 적어도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이완용에 미쳐야 한다. 이 새끼를 때려잡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사명감은 글을 망친다. 이 놈은 부관참시를 해도 시원찮을 놈이라는 증오는 글을 망친다. 한데 내가 보는 근현대사 분야 글은 이른바 대가라는 사.. 2019. 7. 1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