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세설신어10

후끈후끈 자루까지 뜨거분 다리미, 가끔 인두로 지져도 주고 《세설신어世說新語》 챕터 20은 제목이 숙혜夙惠라, 글자 그대로는 조숙한 지혜라는 뜻이어니와, 그에 걸맞게 이에는 어린 시절 조숙함을 선보인 사람들 이야기를 모았으니, 당나라 시대 판본에서는 夙慧라 썼지만, 결국 같은 뜻이다. 이에 다섯 번째로 수록된 일화가 한강백韓康伯 어린시절 이야기라, 이에 다리미가 보인다. 생몰년이 알려지지 않은 한강백은 이름을 백伯이라 했으니 형제간 중에서도 아마도 두 번째였을 듯하고 강백康伯은 字라, 지금의 하남河南 장갈長葛 서쪽 영천潁川 장사長社사람으로, 동진東晉시대 노장老莊에 뿌리박는 현학玄學을 현창한 사람이다. 저술로 《역계사전주易繫辭傳注》가 있다. 아래 일화에서 엿보이듯이 어린시절부터 총명했지만, 집안이 가난해서 고생 좀 했으며 죽마고우라는 일화를 낳은 은호殷浩라는 사람.. 2023. 5. 19.
위魏·촉蜀·오吳로 흩어진 제갈諸葛 형제들 《세설신어世說新語》 제9 품조品藻 편에 네 번째 보이는 일화다. 제시한 원문에서 파란 고딕이 유의경劉義慶 본문이요, 나머지는 유효표劉孝標 주注다. 제갈근諸葛瑾과 그의 동생 제갈량諸葛亮, 그리고 이들의 4촌동생 제갈탄諸葛誕는 모두 성대한 명성이 있어 각기 다른 나라에서 있었다.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촉蜀은 그 용龍을 얻었고, 오吳는 그 호랑이를 얻었으며 위魏는 그 개[狗]를 얻었다"고 했다. 제갈탄은 위에서 하후현夏侯玄과 이름을 나란히 했고 제갈근瑾은 吳에 있었으니 오나라 조정에서 그의 기량에 탄복했다. 〔一〕 오서吳書에 일렀다:제갈근은 字가 자유子瑜이며, 그 선조는 갈씨葛氏로 낭야琅邪 제현諸縣 사람이다. 나중에 양도陽都로 옮기게 되니, 양도에 그 전에 갈씨가 있어 당시 사람들이 (본래 있던 갈씨와 .. 2020. 10. 6.
여러 《한서漢書》와 《후한서後漢書》 《세설신어世說新語》 제9편은 제목이 품조品藻라 이는 곧 시류별 품평이라는 뜻이니, 이를 영어 옮김 classification according to excellence는 그 의미를 잘 살렸다고 본다. 그 해제에서 김장환은 "본 편에서 실려있는 고사는 부자·형제·동료·친구처럼 서로 관련이 있는 인물이나 기질이 서로 비슷한 사람들을 비교하고 품평하여 그 우열과 고화를 구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이라고 설명한다.(김장환 옮김 《세설신어 中》, 살림, 2002. 2, 초판 3쇄 319쪽) 총 88편이 실린 이 편 첫 화話는 다음이다. 텍스트는 여가석 찬 《세설신어잔소世說新語箋疏》다. 파란 고딕이 유의경劉義慶이 본래 쓴 《세설신어世說新語》 본문이며, 나머지는 유효표劉孝標 주注다. 世說新語箋疏 品藻第九 汝南陳仲舉,潁.. 2020. 10. 4.
추석 연휴의 동반자 《어림語林》 갈수록 짐 부담이라, 부피 무게 작은 문고본 중에 그 어느 쪽도 부담이 없는 이 친구를 골라잡는다. 더구나 짤막짤막한 인물 일화 모음집이라 순서에 구애받을 필요도 없으니 이 얼마나 깐쫑한가? 동진東晋 시대 행적이 분명찮은 배계裴啓라는 이가 엮은 지인志人 필기筆記로 분류할 만 하거니와 전 10권이라 하지만 발간 직후 베스트셀러였지만 이내 곤두박질하면서 독서시장에서 퇴출, 망실되는 비운을 맞았다. 《어림》의 이런 운명은 《세설신어》에 잘 남았거니와 배계가 수록한 당대 정계와 산림을 거물 사안謝安 관련 일화를 다름 아닌 사안 자신이 그런 일 없다고 딱 잡아떼는 바람에 한장 오르던 주가가 곤두박질쳐서 마침내 지성계에서는 거짓을 담은 책이라 해서 쫓겨나고 말았단다. 이에 말미암아 기어이 책 자체가 아예 종적을 감.. 2020. 9. 30.
치초郗超가 추천한 사현謝玄, 부견符堅을 박살내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제7권 식감識鑒 편에 나오는 일화다. 현존본에서는 이 편 22번째 이야기로 수록됐다. 식감識鑒이란 간단히 말해 사람을 알아보는 감식안이다. 아래 텍스트는 《세실신어잔소世說新語箋疏》(여가석余嘉錫 撰)에 기반한다. 익히 알려졌듯이 《세설신어》는 남북조시대 유송劉宋 유의경劉義慶 찬이지만, 본문이 너무 간단해 이를 보완한 해설본 혹은 보완본이 이미 같은 육조시대 소량蕭梁 유효표劉孝標 손을 거쳐 나오니 세상에서는 이를 《세설신어주世說新語注》라 한다. 파란색 고딕이 유의경 원문이고, 그 사이에 첨가한 검은 글씨가 유효표가 덧보탠 부분이다. 이에서 보듯이 주석이 압도적으로 많은 가분수다. 번역은 김장환 역주(살림 간)을 인용하되 약간 수정을 가한다. 22 郗超與謝玄不善。〔一〕符堅將問晉鼎,既已狼噬梁.. 2020. 9. 18.
땅딸보 조조曹操 중국 남조시대 송宋나라 임천왕臨川王 유의경劉義慶 찬 《세설신어世說新語》를 구성하는 여러 편篇 중 용지容止라는 이름이 붙은 데는 제목 그대로 용모와 행동거지에 관한 모음집이라, 그 첫 머리 일화가 위무장견흉노사魏武將見匈奴使라는 제하로 실린 다음 이야기다. 저 제목은 위魏 무제武帝가 흉노 사신을 접견할 때 정도를 의미한다. 위 무제가 장차 흉노 사신을 접견하려 했지만, 스스로 몰골이 비루하니 먼 나라에 위엄을 보이기는 부족하다 생각하고는 최계규崔季珪한테 대신 자기 역할을 하게 하고는 무제 자신은 칼을 잡고는 어좌 앞머리에 서 있다. 친견이 끝나고서는 간첩을 시켜 흉노 사신한테 묻기를 "위왕은 사람이 어떻습디까?" 하니, 흉노 사신이 대답하기를 "위왕은 진짜 고아한 풍채가 남들과 다릅니다. 하지만 어좌 앞머리.. 2020. 9. 1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