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유배5 유배의 땅 흑산도의 뱀 지인이 흑산도에서 발굴 중에 유물 대신 뱀을 찾았다며 질겁하면서도 친절히 관련 사진과 함께 그 소식을 게재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난다. 접때 흑산도 뱀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 찾아보니 다음의 기록이다. 사변(蛇變)은 궐에 뱀이 나타난 일을 이른 듯하다. 안동 오미 풍산김씨 참봉댁에서 찾은 《김중휴일기(金重休日記)》 1861년(철종 12) 7월 4일 기사에 “맑음. 비로소 시원한 바람이 일었다. 일찍이 들으니 새 궁궐에 사변(蛇變)이 있었는데 이 뱀은 흑산도에 정배하여 삼천리 유배형을 가는 길에 앞길을 지나갔다고 하였다. 과연 무슨 죄인지 알기나 할지 모르겠다. [晴。始有凉風。曾聞有新闕蛇變, 此蛇, 定配黑山島, 流三千里次, 過前路云。未知果知罪也。]” 조선은 코끼리며 물소, 뱀을 유배형에 처하는 웃기는 나라야. 2021. 4. 28. 동국이상국집을 읽다가 ㅡ 나는야 개경에 살리라 고려시대 분들은 지금의 우리보다도 개경을 떠받들고 거기서 살고 싶어했다. "개경 or nothing"이랄까. 그래서인지 고려시대엔 개경에 살던 고위층을 연고지로 보내버리는 '귀향형'이 꽤 무거운 벌이었다. 반면 지방관이나 유배객이 그 지역에서 죽으면, 유해를 거의 반드시 개경 근처로 모셔와 장사지냈다. 2021. 4. 7. 구동조瞿同祖 《중국법률과중국사회》 부모의 청으로 유배가는 자식 구동조(瞿同祖) 《중국법률과중국사회中國法律與中國社會》 번역 : 이태희 국립중앙박물관 중국사 전공 제1장 2절 부권 06 청대淸代의 법률은 부모에게 자식을 멀리 보낼 권리를 부여하였다. 자식이 지시에 불복하거나 위반한 경우에 청구할 수 있었다. 자식이 부모의 뜻을 거스르고 불효하다고 신고하면 통상 내지의 운남雲南, 귀주貴州, 양광兩廣(광동과 광서)으로 보냈다. 이런 유형의 범죄자들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특별 사면을 받거나 감형 조치를 받아도 부모에게 이 자를 집으로 돌려보내도 될지 물어본 뒤에야 석방했다. 성지聖旨로 사면을 받으면 바로 풀려날 수 있었지만 감형을 받으면 도형에서 경감되어 “부모가 늙어 함께 살며 모셔야 하는 예”에 비추어 석방하되 1개월 동안 칼을 차고 다니게 하였다. 군에 충원.. 2020. 1. 18. 노태강의 좌천과 부활,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 같은 제목으로 June 26, 2017 at 11:41 AM에 포스팅한 글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미간행이었던 모 월간지 기고문 중 앞 부분이다. 그러고 보니 이 글이 무엇이었는지 도통 기억에 없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태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인 노태강 씨는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국정농단 주역 최순실 씨가 관련된 승마협회 비리를 조사했다가 대통령한테서 ‘나쁜 사람’으로 낙인 찍혀 결국에는 쫓겨났다. 이런 그를 문재인 정부가 문체부 2차관으로 발탁했다. 그의 이력을 보면, 체육국장에서 밀려난 직후 노태강이 간 곳은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이다. 박물관은 차관급 관장 아래로 고공단 직책들인 기획운영단과 학예연구실, 그리고 교육문화교류단이 있다. 문체부에서 밀.. 2019. 6. 26. 강물은 북쪽으로 흐르는데 나는 남쪽으로 유배길 한시, 계절의 노래(79) 상강을 건너며(渡湘江) 당(唐) 두심언(杜審言) / 김영문 選譯評 해 긴 날 동산 숲에서옛 놀던 때 슬퍼하니 올 봄 꽃과 새는변방 시름 일으키네 도성에서 남쪽 유배홀로 가련한 사람 되어 상강처럼 북쪽으로흘러가지 못하네 遲日園林悲昔遊, 今春花鳥作邊愁. 獨憐京國人南竄, 不似湘江水北流. 이 시를 읽고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대표작 「춘망(春望)」이나 「절구 2수(絶句二首)」를 떠올렸다면 이미 한시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다. 두보는 「절구 첫째 수」에서 “해 긴 날 강산은 아름다워라(遲日江山麗)”라 읊었고, 「절구 둘째 수」에서 “올 봄도 어느덧 또 지나가나니(今春看又過)”라고 읊었다. 두 구절이 이 시를 의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둘째 .. 2018. 6. 1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