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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8

제비 떠난 제비집 제비는 떠났다. 슬퍼할 필요없다.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말라 했다. 그래도 언제나 아픈 건 어찌하리오? 별리別離는 연습한다 해서 그 아픔이 덜할 수는 없는 법이다. (2018. 10. 1) 2020. 10. 1.
주거환경 변화가 부른 제비 퇴출 작년 남양주 다산유적 인근 한옥 다방에서 온 처마에 제비집 가득한 모습을 기억하곤 오늘 다시 왔다. 아들놈이랑 남양주 사는 지 사촌놈 올해가 어린이날 마지막이라나 해서 제비 보여준다 픽업하곤 데리고 왔다. 가는 날 장날이라고 천지사방 사람이요 우주지간 카퍼레이드라, 그 집 들렀더니 인산인해 주변 살피니 올해도 제비 제법이라 처마밑에 진흙더미 물어다가 옹성 쳤겠거니 하는데 어김이 없다. 웅성대는 인기척 잠시 피한다 그랬는지 대개 집을 비운 모습이라 주인장 계시냐 안부 물으니 두어군데 꽁지만 뵈는데가 있다. 제비는 습성이 있어 희한하게도 사람 사는 집에 거개 둥지를 치고 예외없이 그 자리는 앞처마라 뒤안이나 측면 처마에 둥지 마련하는 일은 없다. 사람 냄새 즐기는 걸 보면 사람들이 저네들을 결코 해치지 아니.. 2020. 5. 5.
두물머리 제비 vs. 로마 제비 로마에서였다. 종일 뙤약볕을 뚫고 쏘다니다 저녁 무렵이 되어 어느 골목에 철퍼덕 퍼질러 앉았는데 작은 새 두어 마리 짹짹거리며 제법 고색창연한 시멘트 공구리 건물 벽면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무심히 지켜보다 그것이 제비라는 사실을 알고는 화들짝 놀라 아, 로마에도 제비가 있네 하고는 그 짹짹거리는 새 움직임 따라 제비집을 찾아 나섰더랬다. 분명 이 건물 어딘가 제비집이 있을 터인데 이곳 제비는 어디다 어떻게 집을 만드는지 의아함을 자아냈다. 로마 제비도 진흙으로 집을 삼을까? 이 도시에서 먹이는 어디서 구하지? 뭘로 먹일 삼을까? 짧은 순간 갖은 상념이 요동한다. 지금 생각하니 그 상념은 어릴적엔 흔하디 흔하다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그 익숙에의 회향 혹은 갈구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그 집을 찾아 .. 2019. 7. 18.
파파야 & 제비 로터스lotus 시즌을 맞아 어딘가는 들러야 한다는 윽박이 있어 간만에 조폭답사반을 가동했으니, 그 답사 결행을 하루 앞둔 어제, 내 차가 퍼질러지는 불상사 있었거니와, 그리하여 다른 반원 차에 의지해 세미원 옆에 낀 두물머리를 돌았더랬다. 육감으로는 체감온도 사십도는 육박할 듯한 무더위에 두물머리와 물의정원이란 곳을 들르고는 귀경하는 길에 팥빙수 한 사발하자며 마뜩한 곳 골라드니 고당 이란 곳이라. 범벅하는 교통 체증 뚫고 계우 도달해 들어서니, 두 가지가 새삼했으니 제목이 말한 저 두 가지라. 언뜻 고색창연한 한식 기와 건물인 듯하나 실은 현대 한식 건축이라, 하도 유명세 치르는 곳이요 팔당댐 낀 유원지라 일욜 낮 이곳은 인산인해 방불한다. 주차장으로 난 곁문 통해 마당 들어서니, 이곳이 동남아 아닌.. 2019. 7. 15.
제비, 제비족 박씨 물고 오랬더니, 지푸라기 물어나르며 집 짓기에 여념이 없다. 요샌 보기가 가뭄 속 콩과 진배없는 제비. 제비 사라지니 제비족도 멸실했다. 왜 제비족일까? 2019. 5. 20.
제비 전송하며 한시, 계절의 노래(171) 제비를 보내며(送燕) 명 석보(石寶) / 김영문 選譯評 가을 제사 소식 일찍 듣고돌아갈 생각으로 새로 낳은 새끼 위해날개옷 다듬누나 옛 보루는 내년에도아무 탈 없을 테니 주렴에 동풍 불 때날아오길 기다리리 蚤聞秋社已思歸, 更爲新雛櫛羽衣. 故壘明年管無恙, 東風簾幕待君飛. 추사(秋社)는 옛날 가을철에 토지신에게 올리던 제사다. 민간에서도 선조들 산소를 찾아 시제(時祭)를 올렸다. 지금도 각 문중마다 시제를 올리는 풍습이 남아 있다. 시제 때 축관이 축문 읽는 소리를 들으면 자못 엄숙하고 창망한 느낌이 든다. “계절은 흘러 서리와 이슬이 이미 내렸습니다. 선영을 소제하고 올려다보니 그리운 마음 이길 수 없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몇 가지 제수로 경건히 시제를 올립니다. 흠향해주시옵.. 2018.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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