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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미3

붕괴와 폐허 그 자체가 미학美學이다 문화재는 무너져서도 안 되고, 부서져도 안 되며, 불에 타도 안 되며, 생채기조차 나서도 안 된다는 생각 버리기 전엔 야훼가 나타나도, 괴력난신이 나타나도 지키지 못한다. 사람이 일평생 살며 갖은 풍상 겪듯이, 그리고 파고가 있듯이 문화재도 마찬가지다. 천년 이천 년 수백 년을 살아남은 것은 동시대 건축물로 없어진 수많은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 부석사 무량수전이 고려시대 건물 같은가? 그것이 살아남은 까닭은 고려시대에 잘 지었기 때문이 아니다. 무수한 천재지변도 견뎠겠지만 더욱 냉혹히는 무수한 땜질의 승리다. 그런 까닭에 저것은 그 무수한 땜질의 기념비요 그렇기에 조선시대 건축물이면서 이십세기 이십일세기 건물이다. 석굴암 첨성대 안 무너진다는 말에 어떤 천박한 작자는 너가 책임지냐 따지.. 2022. 12. 17.
폐허란 무엇인가? 갈수록 무엇을 위한 폐허인가를 묻는다. 이제는 이를 대답할 시점이 된 듯하다. 폐허주의....그렇다고 우리가 100년전 이상화 오장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왜 폐허인가에 대한 그럴 듯한 답을 이제는 내어놓아야 한다. 돌이켜 보면 이런 철학적인 물음을 성찰하지 아니했다. 하긴 이런 일은 한국지식인 사회 고질이라 무엇인가 이론을 체계화하고 그것으로써 문화를 묶어내는 이런 철학적 접근은 언제나 외국, 특히 구미유럽의 몫이라 생각했고, 그리하여 언제나 이런 거창한 물음은 누군가는 하겠지 팽개쳐두고는 언제나 우리네 지식인사회가 달려간 곳은 주거지 변천양상이었고, 토기의 변화양상이었다. 이는 가장 저급한 형이하학에 지나지 않는다. 왜? 무엇을? 이런 물음을 동반하지 않는 저런 학문은 이제는 설 .. 2019. 7. 23.
Hwangryongsa Temple Site, GYEONGJU 慶州皇龍寺址 / 경주 황룡사지 폐허미. 이걸 용납하기 힘든 모양이다. 그래서 자꾸만 뭘 채우려 하고, 자꾸만 뭘 만들려 하는 욕망을 부른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무엇보다 폐허미가 무엇인지가 정립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동양의 미, 한국의 미 특질이 여백에 있다는 세뇌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그건 그림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 아직 우리한테는 '폐허미'라는 말이 생소하기만 하지만, 이것이 서구에서는 미학 관점에서 논의되기도 하니 아래 책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내가 명성과 소문은 듣기만 했지, 통독하지는 아니했다. 혹 이 책 있으신 분들은 한 말씀남겨 주기 바란다. The Aesthetics of Ruins: Illustrated by the Author (Value Inquiry .. 2019.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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