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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라말여초의 "호족"과 일본사의 "무사단"

by 초야잠필 202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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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라말여초에는 "호족"이란 세력이 있어 신라의 지배가 끝나자 한반도 전역에 호족의 세상이 펼쳐졌다. 



한국사 라말여초의 "호족"에 상응하는 일본사의 세력은 누구일까? 

바로 일본사에서 무가로 발전하게 되는 "무사단"이다. 

무사단은 헤이안 시대 말기에 발생하는데 당초에는 귀족들의 보디가드로 출발했지만, 이내 귀족들을 무력으로 압도하고 무가정권을 수립한다.

가마쿠라, 무로마치, 에도 막부로 이어지는 사무라이 정권의 기원이 바로 이 무사단에 있다. 

무사단의 구조. 무사단의 최 정점에는 이른바 武家の棟梁(무가의 동량)이 있다. 말 탄 하위 무사인 로토 (郎党)는 주인과 혈연관계가 아니다.


이 무사단은 그냥 몰려다니는 군사조직이 아니다. 무사단 자체가 땅을 차지한 봉건영주가 된다.

헤이안시대 말기에는 지방 영지를 점유하고 중앙의 통제(소위 율령체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무사단이 출현하기 시작하였다. 


각지에 성립한 무사단이 서로 이합집산하며 싸우기 시작하는 시대가 바로 일본 중세사가 열리기 시작하는 시대. 

율령제가 붕괴하고 장원이 성립하여 무가정권이 출현하기 시작하는 시대이다. 

이 무사단이 바로 한국사 라말여초의 호족이다. 한국사에서는 "호족"이라 이야기 하지만 이들의 무력, 이들의 지배기반, 생산토대가 어디서 왔겠는가? 

결국 일본 고대-중세 전환기의 무사단과 같은 것이 나말여초의 호족이다. 
 
*** Editor's Note ***
 
필자가 사용한 호족이니 무사단이니 하는 표현이 당대의 그것은 아니다. 후대 역사가들이 봉건영주화한 지역 거점 유력 세력들을 개념화하고자 편의상 붙인 명칭이다. 

저 무렵 중국 대륙 동향도 중요한데, 아다시피 애초에는 중앙정부에서 임명한 한시적 직책인 절도사들이 모조리 지역 거점 실상 독립왕국을 구축하는 시대였다. 

그것이 처음 시작할 적에는 중앙정부가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했지만, 그 중심력이 와해하면서 실상 독자왕국으로 나아간 것이다. 

이는 결국 군현제가 대표하는 구심력 지향 주의가 그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원심력주의로 역사 추동 방향이 변환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후자의 본산이라 할 만한 대체할 용어는 실은 막부幕府라 할 만하다. 이 막부가 중국사를 보면 그 용어 등장 내력으로 보건대 위진남북조 시대지만,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주대 봉건제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사의 경우, 좁은 땅덩어리라 하지만, 이 원심력지향 역시 시종일관 강대해서, 21세기 한국사회 동향을 대비하면 좋은 비교사례라고 본다. 

지자체가 이제 서서히 착근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주시해야 할 점은 지자체의 중앙에 대한 독립 요구가 실상 점점 강화하는 모양새임을 엿보게 되는데, 나는 갈수록 이 동향이 강화하리라고 본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인가? 광역자지치단체장 요구가 하도 빗발치니 중앙정부에서 하는 말 중에 "한국의 광역자치단체장이 미국의 주지사와는 다르다"는 말이었거니와, 나는 이 말이 허심하지 아니했다. 비단 그것이 아니라 해도 이미 한국사회는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지자체장 통제는 이미 그 강력한 통제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본다. 

그걸 막는 가장 결정적인 장치가 실은 세금의 국가 독점이다. 한국 세금 구조를 보면 도저히 지자체는 독립이 불가능할 정도로 중앙집권적이다. 결국 이 국세를 고리로 삼아, 그 돈줄을 쥐고서 지자체 목을 틀어댄다. 하지만 나는 이 흐름 오래가지 못한다고 본다. 

작금 한국사회 양대 화두, 곧 출산률저하와 지방소멸은 역설로 봐야 한다. 지방이 소멸한다는 위기감은 결국 지방 독립으로 이어진다는 게 내 생각이다. 역사를 그렇게 흘러왔고 흘러가며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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