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探古의 일필휘지495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다 보면 이런 표현이 적지 않다. "임금께서 밝고 어지셨으나, 간악한 신료들과 요망한 계집들이 성총聖聰을 흐리사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렸다." 언뜻 들으면 그럴 듯한 말이고 실제로 그런 측면도 없지 않았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임금의 역할은 뭐란 말인가. 임금이 지녀야 할 권리와 의무, 그리고 나라를 망친 책임은 저 표현만으로 사라져버리게 된다. . 2016년을 기록하는 역사가가 저런 표현을 쓰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2016. 10. 27) #간신 #군신 #임금과신하 2023. 10. 27. 소치 따라 그려본 추사 김완당 소치가 그린 의 모습을 참조해 그려보았다. 추사가 실제로 대정 바다에 나가 본 적이 있는지는 약간 고민스럽다. 추사 제자 고환당 강위가 증언하기를 "선생은 10년간 울타리 밖을 나가지 못하셨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역으로 추사 문집엔 제주의 풍경을 보고 읊은 시들이 적지 않고, 또 추사가 존경한 동파가 나막신 신고 하이난 섬의 바닷가를 걸어다녔다 하지 않던가. 추사도 정당벌립에 나막신 차림으로 바다를 보았다 해서 안 될 것은 없겠지 싶다. 담계 옹방강 어른은 "옛 경전을 즐긴다" 하였고 운대 완원 어른은 "남이 말한 것을 또 말하기를 즐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두 어른 말씀을 내 평생 다했거늘 어찌하여! 바다와 하늘 사이에 정당벌립 하나 쓰고 문득 원우 연간의 죄인같이 되었는고. - 김정희, 2023. 10. 27. 114년 전 오늘 안중근이 이등박문을 쏘다 그 뜻이 크도다 때가 영웅을 지음이여 영웅이 때를 지음이로다 ... 쥐도적 이토여 어찌 즐겨 목숨을 비길꼬 *** Editor's Note ***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하얼빈역에 내리는 이등박문을 쏘았다. 114년전 오늘이다. 이를 우리 세대는 하얼빈 의거라 배웠는데 지금도 그리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2023. 10. 26. 유배로 점절한 삶, 원교 이광사 흔히 유배지에서 예술을 꽃피운 사람 하면 추사를 들먹이곤 한다. 하지만 그보다 예전에 그보다 더 오래 유배를 살았고 또 유배지에서 자신의 예술을 완성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원교 이광사(1705-1777)다. 붕당정치에 휘말려 함경도 부령으로, 다시 전라도 신지도로 옮겨가며 끝내 거기서 죽어야했던 원교지만, 강화학파의 중진으로 학문이 뛰어난 건 물론이고 특히 꼬장꼬장하면서도 유연함이 있는(모순되지만 이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다) 글씨로 일세를 풍미했다. 그가 죽자 부령 선비들이 신지도까지 내려와 장사를 도왔다는 이야기가 전할 정도로 학덕이 높았고 또 호남의 절이란 절에는 거의 다 편액글씨를 써줄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그의 모습은 지금도 초상화로 남아 전해진다. 2023. 10. 25. 도굴에 분개한 이마니시 류 금서룡 일제의 역사침략 나팔수로 온갖 욕을 얻어먹는 식민사학자 이마니시 류 금서룡 今西龍(1875-1931)라는 사람이 있다. 그런 그조차도, 가히 '대난굴시대'라 할 만한 일제강점기 초기 일본인의 도굴행위에는 학을 떼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조사보고서 류의 글은 건조하게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1917년 그가 구미 선산 일대 고분을 조사하고 올린 보고서는 온갖 감정이 섞여서 나타난다. 그 중 한 꼭지를 보면...(옛날 일본어라 때려맞춰가며 읽어본 것이라 분명 잘못된 부분이 있을 것이다. 대략 이런 뜻이겠거니 하고 봐주시기 바라며, 제대로 된 번역을 기대한다) "이런 고분군 중에 대부분은 묘광이 이런 상태로 노출되어있는데, 봉토가 사라져 묘광이 노출되었음에도 사람들은 유물을 건드리거나 들어가지 않는 .. 2023. 10. 22. 위창과 우현, 두 거장의 만남 1. 한국미술사를 공부한다면서 위창 오세창(1864-1953)과 우현 고유섭(1905-1944) 두 분께 빚을 지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적어도 두 분의 글 제목을 연구사의 첫머리에 얹지 않기는 힘들 것이다. 위창은 전통적 서화골동 감식의 마지막 세대였고, 우현은 미술사라는 새로운 학문을 익힌 첫 세대였다. 하지만 이들은 역대 한국의 미술이 지나온 궤적과 미술가들의 삶을 당시의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섬세하게 살피고 정리해냈다. 2. 이들은 40년 넘는 나이 차가 나지만, 같은 시대를 살았다. 그런 만큼 두 분이 만나고 교분을 나눌 수도 있지 않았을까? 과연 둘이 만났다면 어떤 얘기를 했을까? 둘은 서로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상상은 꼬리를 잇지만 상상은 상상일 뿐이었다. 그런데 상상을 현실로 만들 근거가.. 2023. 10. 22.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8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