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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439

또 오세요, 야쓰이 상! 일본 연호로 다이쇼大正 7년이 되는 1918년, 새해 벽두인 1월 1일(양), 조선 경성에 살던 총독부 고적조사위원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 1890-1957)에게 연하장 하나가 날아든다. 발송처는 충청남도 부여 읍내에 있던 여관 '부여관扶餘館'. 여관에서 왜 연하장을 보냈을까? 지금도 그렇지만 100여 년 전 일제강점기 초기의 고적조사는 여러 명이 오랜 시간 외지를 떠돌아야만 하는 출장이었다. 어떤 때는 노숙도 감수해야하고, 강도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게다. 그러니 따순 밥 먹고 비 피할 지붕이 있는 숙소가 중요했을터. 부여 같은 시골에서는 더욱 더 그런 숙소가 간절했을지도 모른다. 시골 여관의 입장에서도 장기 투숙에 여러 명이 한꺼번에 자고 가는, 게다가 관官의 높으신 분인 고적조사위원들이 .. 2022. 5. 17.
백운거사 휘호도白雲居士揮毫圖 ***(편집자주)*** 백운거사란 이규보를 말한다. 2022. 5. 16.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의 또 다른 호 딱 1년 전에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이라는 난초 화가를 포스팅한 적이 있다. 참 묘하게도, 오늘 호운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하나 더 밝히고자 한다. 그의 난초그림은 꽤 많이 전하기는 하나 연대가 밝혀진 게 거의 없다. 그래서 작품의 편년을 알기 어려운데, 최근 그의 초년작으로 보이는 난초그림을 만났다. 제법 석파石坡를 배운 솜씨기는 하나 먹의 활용이 서툴다. 화제 글씨는 소호小湖 느낌이 강해서 그 연원을 짐작할 만 한데, 주목되는 것은 끝에 찍은 낙관인이다. '박주항인' 아래가 '호운'이 아니고 '벌연筏硯'인 것이다. 벼루 연硯자는 아마 아버지 수연壽硯 박일헌朴逸憲의 호에서 땄을 테고(그런 사례는 많다. 예컨대 琳田 조정규의 손자가 小琳 조석진인 것처럼) 뗏목 벌筏자는 어디서 유래했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 2022. 5. 16.
뭐든지 팔 때는 싸고 살 때는 비싼 법, 불쌍한 이규보 오랜만에 백운거사 이규보 이야기를 하나 해보겠다. 그가 서른아홉살 되던 1206년(희종 2) 3월 11일 아침, 집에 양식이 떨어지고 말았다.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양반인지라, 이규보의 아내 진씨晉氏는 그의 털옷을 전당포에 맡겨서 밥 지을 곡식을 구해오자고 했다. 원빈처럼 생긴 전당포 주인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음력 3월이면 벌써 만화방창 봄날인데 겨울옷을 제값 쳐줄 리가 없다. 게다가 몇 달만 지나면 찬바람 부는 겨울인데, 그날이 오면 나는 어떻게 지내란 말인가. 이규보는 그 이유로 반대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아내는 남편보다 한수 위인 법, 그에게 당장 가족의 굶주림을 어떻게 해결할 거냐고 되물었다. "이 옷, 내가 직접 바느질한 거니 당신보다 내가 더 아껴요. 하지만 하루에 .. 2022. 5. 12.
나 이런 사람이야, 이규보가 말하는 나 과거에 합격하고서도 벼슬을 오래도록 얻지 못하고, 기껏 얻은 지방관 자리도 떼여 끼니를 거를 정도로 고생하던 우리의 이규보 선생이 드디어 6품 참상관參上官에 오른 것은 그의 나이 마흔여덟 되던 고종 2년(1215)의 일이었다. 그는 그때 임금에게 정사의 잘잘못을 고하는 우정언右正言 자리에 오른다. 쉰이 다 되어 정언 자리냐고 수군대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규보는 별로 개의치 않았고 오히려 한껏 자랑스러워했다. 그가 이때 지은 시 중에는 얼룩무늬 아롱진 서대犀帶, 곧 무소뿔 허리띠를 두고 지은 시가 전해진다. 서대는 아무나 못 매는 허리띠였다. 오죽하면 의종毅宗 임금 때, 그가 총애하는 환관에게 서대를 하사했다가 관료들이 집단 사퇴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던 일이 있었을까. 이규보도 그저 바라만 보던 서대를 허리.. 2022. 5. 12.
Angel of the Ming dynasty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天使라는 단어가 적잖게 나온다. 임금이 사신에게 말하기를, "부왕께서 한양으로 천도하였다가 지금 구경(舊京)으로 돌아왔는데 궁실이 마침 불타서 우선 이곳에 영건(營建)하였습니다. 매우 낮고 누추하여 천사(天使)께 황공합니다." 하였다. 유사길(兪士吉)이 말하기를, "이것은 상고(上古) 때 풍도(風度)이니 어찌 비루(卑陋)함이 있겠습니까?"하였다. - 태종 2년 10월 12일 임금이 말하기를, "날마다 천사(天使)를 모시느라 일찍 만나지 못하고 이제야 비로소 와서 뵈니 못견디게 황공합니다. 천조(天朝)에서 봉작(封爵)을 허가하고 조공(朝貢)을 허락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봉작과 조공을 허락한다면 적이 반드시 물러가겠습니까?" 하니 ... - 선조 26년 윤11월 20일 무슨 angel.. 202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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