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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515

저들은 어떻게 그렇게 돈이 많았던가 영조 25년 4월 23일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홍계희가 말하기를, “지난번 의 글 뜻을 물으셨을 때, 신이 형관刑官으로서 비록 감히 우러러 진달陳達할 수 없었사옵니다만, 지금 종용從容하오시니 감히 이를 우러러 진달하옵니다. 고려의 역사야 비록 볼 만한 것이 없지만, 쌓아놓은 재물은 넉넉했사옵니다. 그 때에 팔관회八關會 ‧ 연등회燃燈會를 하면 한 번 쓰는 바가 몇 만 석石 아래로는 조금도 내려가지 않았사오니, 우리나라의 재력財力을 그때와 견주면 애통하다 이를 만합니다.”라 하였다. 임금께서 말씀하시길, “그렇도다." 啓禧曰, 俄者麗史文義時, 臣以刑官, 雖不敢仰陳, 而今則從容, 敢此仰達矣。麗史, 雖無可觀, 而蓄積則有裕。其時八關燃燈之會, 一次所費, 少不下累萬餘石, 我國財力, 比之其時, 則.. 2021. 10. 6.
스물여섯 살 젊은이의 글, 동명왕편 세상에서 동명왕(東明王)의 신통하고 이상한 일을 많이 말한다. 비록 어리석은 남녀들까지도 흔히 그 일을 말한다. 내가 일찍이 그 얘기를 듣고 웃으며 말하기를, “선사(先師) 중니(仲尼)께서는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말씀하지 않았다. 동명왕의 일은 실로 황당하고 기괴하여 우리들이 얘기할 것이 못된다.” 하였다. 뒤에 《위서(魏書)》와 《통전(通典)》을 읽어 보니 역시 그 일을 실었으나 간략하고 자세하지 못하였으니, 국내의 것은 자세히 하고 외국의 것은 소략히 하려는 뜻인지도 모른다. 지난 계축년(1193, 명종 23) 4월에 《구삼국사(舊三國史)》를 얻어 동명왕본기(東明王本紀)를 보니 그 신이(神異)한 사적이 세상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더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믿지 못하고 귀(鬼)나 환(幻)으로만 생각하였는데.. 2021. 10. 1.
심향 선생이 머무는 곳 근대 한국화 6대가의 하나로 꼽히는 심향 박승무(1893-1980)의 산소가 대전에 있다 하여 잠시 틈을 내 찾아가보았다. 대전 중구 목달동이란 곳인데, 금산 가는 길에 있는 한적한 시골이었다. 주소를 어디서 얻어 네비에 찍고 가보았는데, 길은 중간에 끊겨있고 개는 우짖고, 어느 민가 마당에 있다는 숭모비도 도통 보이지 않는다. 시간상 별 도리없이 발길을 돌리면서, 번듯한 표지판이라도 하나 해 두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듣기로 심향과 연이 없는 이의 사유지에 있다니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돌아가는 길에 보니 밤나무가 꽤 여러 그루 눈에 띄었다. 여기는 심향 생전에 그가 장만한 땅으로, 밤나무를 심어두고 농막 한 채를 지어 가을이 되면 여기 와 밤 따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던가. 그 편린을 엿본 듯하여 그.. 2021. 10. 1.
爲時古? 이 조선의 민낯을 보여주는 거야 알고 있었지만, 는 몇 술 더 뜬다. 하룻동안 임금님과 신하들이 주고받은 이야기가 그 주제를 종횡무진 바꿔가며 전개되니 내용만 보자면 퍽 흥미진진하다. 그런데 생짜로 부딪혀가며 해석하자니 너무도 힘이 든다. 예를 들어, 이런 대목이 있다. 或以爲時古爲吐, 或有不爲者, 何也? 처음에는 뭔 소린가 했다. 以a爲b가 도대체 어디 걸리는 건지. 근데 한참 들여다보니 무릎을 팍! 爲時古가 우리말 ’하시고’였던 것이다. "혹 ’하시고’를 토로 삼고, 혹 하지 아니함이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공부는 해도 해도 모자라다. 2021. 10. 1.
우청 황성하의 소나무 1. 휘영청 달이 돋았다. 오래 묵은 소나무 등걸이 용틀임하듯 굽어 뻗쳤는데 그 아래로 시냇물인지, 물줄기 하나가 제법 폭포 느낌을 내며 흐른다. 달빛을 받으며 반짝이는 그 정경을 화가는 참 호방하게도 그려냈다. 약주 몇 잔 하시고 흥이 올랐는지, 옅은 먹을 찍은 붓을 휘두르고 채색을 살짝 더한 뒤에 다시 진한 먹을 쿡 찍어 화제를 썼다. 明月松間照 淸泉石上流 又淸 '우청'이 이 그림을 그린 분인 모양인데, 그러면 이렇듯 상남자 스타일로 왕유王維의 시를 풀어낸 우청은 과연 누구인가. 2. 형제가 같은 일을 하는 것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4형제가 같은 업을 가졌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 그런 형제들이 일찍이 있었다. 개성 출신 황씨 4형제 ㅡ 우석 황종하(1887-1952), 우청 황성.. 2021. 10. 1.
고려시대 출근갑질 권100, 정세유 열전 中 정세유가 형부상서(刑部尙書)로 승진하자, 당시 참지정사 상장군(叅知政事 上將軍)인 문장필(文章弼) 등 여러 장수들이 탄핵하여 아뢰기를, “정세유가 예전에 서북면에 있을 때 민에게서 명주실과 진기한 물품들을 거두면서 공물로 바친다고 사칭하고는 역마(驛馬)를 이용해 제 집으로 실어 보냈습니다. 또 상서성(尙書省)에 있을 때는, 영주(永州)의 향리(鄕吏) 최안(崔安)의 호장(戶長) 임명장[公牒]이 이미 완성되었는데도, 정세유가 수주(水州)의 향리인 최소(崔少)에게 뇌물을 받고 영(永)자를 수(水)자로 고치고 안(安)자를 소(少)자로 고쳐, 그 임명장을 최소에게 주었습니다. 일이 발각되었으니 법에 의해 마땅히 유배되어야함에도 잔꾀를 써서 처벌을 면했습니다. 지금 형부상서가 되어서는 먼.. 2021.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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