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475

조선 후기의 잔반을 다시 본다 필자가 앞의 글에서 일본의 도사번이라는 지방정권 사무라이의 향배를 자세히 써 본 것은 일본사를 소개하기 위함이 아니다. 사실 일본의 하급무사나 지하낭인 등은 우리 역사로 보면 딱 조선후기의 중인, 잔반 등의 계급에 해당한다. 일본의 하급무사나 지하낭인보다는 생활이 농민보다 못한 사람들이었지만 자신들이 사무라이라는 의식은 매우 강렬하였다. 이 때문에 메이지유신 당시 목숨을 버린 사람들은 그 출신이 하급무사이건, 지하낭인이건, 아니면 농민 출신이건 간에 자신들은 모두 "무사"라고 생각했지 "농민"이라고 생각하며 그 난전에 뛰어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조선후기 스스로를 "양반의 후예"라고 주장하며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사람들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 이 사람들을 우리는 "족보의 조작" 혹은 "몰락한 양.. 2023. 8. 23.
막말 어느 번藩의 갈등(3) : 도사번土佐藩 사무라이 최후의 승자 조선 후기가 되면 부농이 양반으로 신분이 상승하고 양반 중 잔반이나 농민으로 내려 앉는 사람이 나오는 등 신분제의 동요가 심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도 예외가 아니었다. 상급무사쯤 되면 무사계급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지만, 하급무사는 상황이 달랐다. 예를 들어 상인이나 부농 중 사무라이로 신분이 상승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전술한 도사번의 경우 하급무사 중 향사鄕士 계급인 사카모토 료마 [坂本龍馬, 1836~1867]는 원래 집안이 상인이었다. 돈을 많이 벌어 부유했는데 이 집안 일부가 사무라이 하급 무사 계급으로 신분을 고친 경우이다. 반면 위 표를 보면 지하낭인地下浪人에 이와사키 야타로라는 인물이 있다. 이 인물의 집안이 재미있다. 원래는 도사번 향사로 하급무사 신분이었다는데 집안이 몰락.. 2023. 8. 22.
막말 어느 번의 갈등 (2): 오카타 이조 岡田以蔵 도사번土佐藩의 경우 상급무사와 하급무사간 갈등이 컸다는 점은 이미 말했다. 에도시대 상급무사와 하급무사 차이는 무척 컸다. 하급무사 중 대표격이 아시가루[족경, 足軽]인데 아시가루는 잘 알다시피 임진왜란 때 경보병이다. 삼각뿔 투구를 쓰고 걸어다니며 조총을 쓰는 사람들이 바로 아시가루다. 이들은 에도시대 사농공상의 계급 구분에서 사무라이 계급의 최하층으로 존재했다. 사무라이는 사무라이지만 생활은 농민보다도 못한 경우가 많았고 하찮은 직역을 받아 간신히 입에 풀칠하는 경우였다. 이 하층무사에도 도사번을 보면 단계가 여러 가지로 상급무사의 바로 아래계급도 있지만 하급무사 중에서도 최하층도 있다. 사무라이 중 하층으로 내려 올수록 막번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희박하여 이들 중에서 탈번脫藩하여 도막倒幕 운동을 한.. 2023. 8. 21.
막말幕末 어느 번藩의 갈등 (1) 도사번土佐藩의 경우 막말 일본은 갈등의 시대였다. 흔히 막부와 반막부, 천황과 쇼군의 대립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시대 갈등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고-. 특히 하나의 번 안에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갈등이 빚어진 곳이 많았다. 이러한 갈등을 그대로 안은 상태에서 보신전쟁[무진전쟁 戊辰戦争]이 터졌기 때문에 이 전쟁 와중에 개인이 보인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 일본열도 시코쿠四国 섬에는 도사번土佐藩이 있었다. 이 번만큼 메이지유신의 와중에 갈등의 심각했던 데는 없다. 대개 한 번이 막부, 반막부의 길을 통일해 적어도 그 번안에서는 혼란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던 반면 이 번은 위로는 번주藩主(영주)에서 아래로는 말단 사무라이에 이르기까지 생각이 죄다 달라 격렬한 갈등이 있었다. 아래 그림은 막말 도사번의 신분구조 및 각 인.. 2023. 8. 20.
농민과 아시가루足輕 출신의 신센구미新選組 막말 쿄토를 피로 물들인 신센구미新選組(しんせんぐみ)라는 집단이 있다. 이 집단은 원래 막부가 막말 쿄토의 반막부 세력을 제압하고자 후원한 청부경찰조직 같은 것이었는데 20세기 후반들어 다수 소설가와 만화가가 이야기에 자꾸 살을 붙여 지금은 거의 사상 최강의 사무라이 집단, 사무라이 정신을 구현한 무사단 정도의 평가까지 받고 있는 듯하다. 최근에는 젊은층에 인기있는 애니 등에도 다수 이들 이야기가 다루어지고 있어 그 인기는 당분간 더 지속될 모양이다. 신센구미는 총인원 200여명 정도로 군대식 조직이 되어 있었는데 이 신센구미에서도 특히 유명한 인물은 다음 정도이다. 곤도 이사미 近藤勇 (こんどう いさみ, 1834~1868) 사이토 하지메 斎藤一 (1844~1915) 히지카타 토시조 土方歳三 (1835~.. 2023. 8. 19.
일본의 세족공경은 전부 바보라던 메이지유신 주역들 일본의 에도시대는 사농공상의 신분이 철저하였고 이에 따른 직역이 대대로 유지되었다. 에도시대의 사무라이는 막부나 번에 의해 고용된 봉급생활자나 다름없었다. 지금과 차이가 있다면 그 봉급이 잘못이 없는 한 평생 주어지고 대를 이어 승계할 수 있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일본 근대화의 기점이 된 메이지유신의 주역들은 이 사농공상 중에서 사, 그러니까 사무라이 계급이 주동이 되었다. 하지만 사무라이 계급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위로는 막부관리부터 아래로는 지방 각 번 말단 하급 무사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에도시대 후기로 올수록 사무라이계급은 점점 녹봉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운 상황으로 몰렸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하급무사 생활은 비참할 정도로서 녹봉만으로 생활이 안 되어 각종 부업을 하거나 심지어는 농민 수준.. 2023. 8. 1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