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428 역사서술을 바꿨을지도 모르는 호적 요즘 종종 나오는 이야기 중에 16-17세기에 우리나라는노비가 너무 너무 많았던 나라로 양반집 농사는 수백 명에 달하는 노비 사역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종종 온라인에 보이며 이와 관련하여 방송도 탔던 것이 바로 "추노"로 아는데, 사실 우리나라 16-17세기 상황이 분재기나 일기 등 전적이 소개 되면서 보다 잘 알려진 덕분도 있지만 이 시대를 우리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왕조실록 등에는 이런 이야기 충분히 적혀있지도 않고 무엇보다 집집마다 전하는 족보에는 집집마다 양반들 후손이었던 고로 16-17세기에 이렇게 노비가 많았던 것은 의외의 사실로 받아들여진 측면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기록으로서 족보는 별로 믿을 만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했거니와 지금 집집마다.. 2025. 7. 19. 고려에 대해 순절한 씨족은 얼마나 있었을까 각 집안 족보들 보면 여말선초에 무너져 가는 고려왕조를 위해 충성을 안 바쳤다는 씨족이 드물다. 예를 들어 영조 때 딱 두 사람 이름만 전해졌다는 두문동 같은 경우 그 이후 확대생산되어 공문 72 제자처럼두문동 72명 이름이 다 만들어진 것도 모자라 72명 안에는 안들어 갔지만 우리 조상도 두문동에 있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까지 겹쳐 두문동 이야기는 조선후기 책으로도 여럿 나올 지경이 되었다. 고려말에 멸족한 씨족이라는 것이 물론 있을 수도 있겠는데, 그 숫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 짐작이다. 필자 집안 족보도 상고하면 고려시대 내내 단계로 내려오다가 (이것도 할 말이 많은 부분인데 단계로만 내려올 리 있겠는가? 다 망실되고 딱 한 집안만 살아남았다고 본다)몽골간섭기 시대에 소위 .. 2025. 7. 19. 해외 연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의 경험에만 국한된 것일 수도 있다. 이것만이 답일 리도 없고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마시기 바란다. 성공적인 해외 연구를 위한 방법이다. 첫째. 무더기로 몰려가서 현지 사이트 하나를 차고 앉아 발굴하는 방식.이건 요즘 같은 세상에 될 리도 없고 그렇게 하라고 했다면 거긴 별볼 일 없는 곳이다. 요즘은 어느 나라도 외국인이 그렇게 설치게 놔두지도 않는다. 가장 먼저, 현지에서 작업하는 발굴단 크기를 줄여야 한다. 가장 좋은 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혼자 들어가 작업하는 것이고, 많아도 세 명을 넘기면 안된다. 한 번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당연히 영어는 되어야 하고. 현지 학자들과 같이 뭔가를 한다고 생각해야지.내가 현지에서 발굴단을 끌고 들어가 작업한다? 이런 건 쌍팔년도도 아니고 100년.. 2025. 7. 16. 나란히 묻힌 남자 둘 무덤 안에 두 명이 나란히 누워 부부나 연인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남자 두 명이더라라는 이 황당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그 사례가 드물지 않다. 물론 같이 묻혔다고 해서 꼭 이 두사람이 동성 연인이 아닐 수도 있다. 발굴 유해에 대한 해석에는 종종 발굴자, 연구자의 개인의 편향이 강하게 투영되는 경우가 있는데이 경우도 그런 부분이 선입견을 만든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렇게 두 명 분 인골이 발견되면 남성과 여성을 구분 못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골반 모양을 보면 피장자 성별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유해가 온전하지 않아 골반이 별로 남아 있지 않거나 골반뼈가 남성과 여성 중간쯤에 애매한 모양일 경우, 이 두 가지가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 DNA를 분.. 2025. 7. 15. 다산과 연려실, 태사공, 그리고 명함첩 다산과 연려실, 태사공이 만약 귀양 가지 않고 평생 초야잠필로 늙어가지 않고 치욕적 거세를 당해 은둔하지 않았다면이 양반들이 과연 그 방대한 저작과 연려실기술, 사기 같은 대작을 남겼을까. 연구와 저작은 절반은 창조, 나머지 절반은 침잠 속에서 결정화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창조가 밝은 부분이라면 침잠 속의 결정화는 박명 속에서 힘들게 이루어진다. 써 놓은 것을 퇴고하는 작업은 아무리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힘겨운 일이다. 자신이 그 일을 좋아하는가의 여부와는 무관하게 학문을 하고 연구를 한다는 건 필연적으로 혼자서 퇴고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 반드시 따라 온다는 말이다.이 작업을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학에 남아서는 안 된다. 밖으로 떠도는 사람들은 학문으로 절대로 대성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 2025. 7. 15. [唐詩] 대화탄로對花歎老, 마주한 꽃을 향한 늙음에의 탄식 李達東風亦是無公道萬樹花開人獨老强折花枝揷白頭 白頭不與花相好 해마다 꽃은 피는데 사람만 혼자 늙어가니 억지로 꽃을 꺾어 머리에 꽂아 보지만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뜻의 시다. 오는 노화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노화를 막거나 느리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오는 늙음을 받아들이는 담담함이다. 컴퓨터로 작업하다 보니 해마다 글씨가 점점 작아지는 것처럼 느껴 글씨는 조금씩 더 키우게 되니 이것도 노화의 한 흐름일진대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억지로 막는 것보다는 침침한 와중에도 글 읽고 쓰는 더 쉬운 방법을 찾는 것이 낫겠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아마도 음성인식으로 글을 써야 하는 시기가 내게 올지도. AI는 젊은 이들에게도 그렇겠지만 늙어가는 이들에게도 축복이다. *** [편집자주] **.. 2025. 7. 15.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40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