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역사문화 이모저모 1712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던 천고마비天高馬肥 천고마비天高馬肥. 말 그대로 가을은 청명한 날씨와 함께 오곡백과가 풍성한 수확의 계절임을 압축시켜 전한다. 하지만 원래 이 말 속에는 말을 타고 중국을 끊임없이 노략질했던 북방 유목민, 특히 흉노匈奴의 음산한 바람이 분다. 이 말이 등장하는 가장 오랜 문헌은 한漢나라 반고班固(AD 32∼92년)가 당대 역사를 기록한 《한서漢書》의 흉노전匈奴傳과 같은 책 조충국전趙充國傳. 이곳에서 반고는 '천天'자 대신에 가을 '추秋'를 사용해 추고마비秋高馬肥라는 말을 쓰거니와 글자 그대로 가을 하늘은 높아지고 말은 살찐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흉노는 가을이 되고 말이 살찌며 활이 팽팽해지기 시작하면 (중국) 변방에 (쳐)들어왔다"고 한다. 즉, 천고마비 원형인 추고마비는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흉노가 중국을 대상으로 노략.. 2018. 10. 12.
이태백 시로 보는 천고마비天高馬肥 좀 먼 시대 이야기이긴 하나, 1996년 9월 한국마사회가 당시 과천 서울경마장 주로를 달리던 경주마 1천300여 마리를 대상으로 계절별 체중 변화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더러브렛종 경주마가 매년 9~11월 중 평균 체중이 6.3kg가량 더 늘어난 것을 비롯해 전체 경주마가 가을철 체중 증가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국산 경주마는 가을철에 살찌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 호주, 뉴질랜드산보다 평균 0.3kg가량 더 몸무게가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비단 경주마뿐만 아니라 말을 비롯한 동물이 가을에 살이 더 찌는 현상은 본능적으로 겨울철에 건초 부족 등으로 먹이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미리 체내에 에너지를 비축하고자 하는 데다 특히 가을철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되는 점이 주.. 2018. 10. 12.
중들이여, 동냥하라! 1994년 미국 월드컵은 말총머리 스타 로베르토 바조Roberto Baggio를 위한 대회였다.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당대 축구계를 호령한 이 스타는 이탈리아인으로서는 매우 특이하게도 불교도다. 이런 점에 주목해 대한불교 조계종에서는 이 축구스타를 불교 홍보에도 좀 써먹을 요량으로 초청을 하려 했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리처드 기어. 늙을수록 섹시함을 더 풍기는 이 유명 헐리웃 스타는 양키로서 희한하게 불교도다. 열렬한 티벳 독립 지지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국 자본이 물밀듯이 흘러들어간 헐리웃 영화에서는 그 중국 자본 견제로 영화 출연이 힘들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바조나 리처드 기어가 생각보단 한국 불교계에서 그리 인기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반색을 하고 반길 텐데, 실은 정반대였으니, 특히 바조의.. 2018. 10. 10.
도전과 응전, 孝를 창출한 불교 생소한 도덕 윤리 관념으로 무장한 불교가 바다를 건너고,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타클라마칸 사막을 넘어서, 혹은 동지나해를 지나 동아시아로 침투해 서서히 저변을 넓혀가자, 그것이 못마땅하기 짝이 없던 동아시아 지식인들은 그 타도의 기치를 높이 쳐들었으니, 그 플랑카드엔 언제나 "저 외부 귀신들은 애미 애비도 모르는 상놈"이라는 문구가 선두를 차지했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출세간出世間을 지향하는 불교는 필연적으로 혈연의 단절을 전제할 수밖에 없으니, 그리하여 부모도 버리고 형제자매도 팽개치며, 석가모니 자체가 그랬듯이 피붙이 자식조차 팽개치고는 더 큰 구제를 내걸었으니, 그들에게 혈연은 무엇보다 단절해야 할 괴물이었다. 그런 까닭에 이는 필연적으로 노우 섹스로 흘렀으니, 자식도 생산하지 아니하.. 2018. 10. 9.
김춘추의 여인들(3) 고타소 이 고타소(古陀炤)는 앞서 여러 번 다루었고, 그것이 등장하는 맥락이나 사건은 이곳 내 블로그에서 '고타소' 혹은 그의 남편 '품석'으로 검색하면 되거니와, 혹 그것들이 모두 필요하신 분들은 참고바란다. 고타소란 이름은 내 조사가 철저한지 아닌지는 자신이 없거니와, 일단 내 추산대로라면 《삼국사기》 권 제41 열전 제1 김유신上에 보이거니와, 그것이 등장하는 맥락은 다음과 같다. 선덕대왕 11년 임인(642)에 백제가 대량주(大梁州)를 격파했을 때, 춘추공(春秋公)의 딸 고타소랑(古陀炤娘)이 남편 품석(品釋)을 따라 죽었다. 춘추가 이를 한스럽게 여겨 고구려에 청병함으로써 백제에 대한 원한을 갚으려 하자 왕이 허락했다. 이것이 삼국시대 말기, 삼국 관계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대량주, 곧 지금의 .. 2018. 10. 8.
현대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과 한국독립운동 이 사진에 대한 김용래 기자 설명문은 다음과 같다. "호찌민, 한국인들의 저항 그대로 따라"…100년 전 프랑스 경찰 문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1920년 전후로 프랑스에서 한국의 독립운동가들과 당시 베트남의 독립지사 호찌민(전 베트남 국가주석)이 밀접하게 교류한 내용이 프랑스 정부 자료로 최초로 확인됐다. 재불 독립운동사학자 이장규 씨는 프랑스 국립해외영토자료관(ANOM·엑상프로방스 소재)을 뒤져 1919~20년 프랑스 파리의 정보경찰관이 작성한 동향보고 문건을 발견해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사진의 문서는 프랑스의 정보경찰관 '장'이 작성한 것으로 "응우옌 아이 꾸옥(호찌민의 당시 이름)은 한국인들이 하는 모든 일을 자신의 근거로 삼고 있다. 그는 (일제에) 저항하는 한국인의 계획을 거의 .. 2018. 9. 3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