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865 짜가가 주는 감동 누가 짜가라 조롱하리오? 언제나 감동을 주는 것은 없다. 감동은 순간의 포착일뿐.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어느 겨울날에... On a winter day at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2019. 9. 26. 공자보다 탱자 세계문화사, 혹은 동아시아 문화사에서 공자보다 유명한 선생이 있어 우린 그를 탱자 라 이름한다. 이 탱자는 유자가 선생인데 선생보다 약간 썩고 시어 보이지만 문하에 감자를 필두로 하는 삼천 제자를 두었다. 가을이면 그 무리가 온통 가시 들고 주황색 농염을 뽐내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이는 하나같이 그 쳐다봄만으로도 침을 질질 흘리니, 그 선망羨望함이 이와 같다. 2019. 9. 22. 늙으면 도로 젊어질 순 없다 "떠나면 만나고 만나면 헤어지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 늙으면 다시 젊어질 수는 없다" - 원매袁枚 이런 주옥 같은 글에 내 친구 공수호가 이런 댓글을 달았다. "너의 청춘이 너의 잘함으로 얻은 선물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함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 박해일 - 박범신 원작 영화 《은교》에서 씨부렁거린 말이라는데.. 저건 구어체가 아니다. 전형적인 영어식 어투다. 나 같음 이리 대사를 썼다, "네가 젊다 해서 그게 네가 잘해 얻은 선물이 아니듯, 내가 늙은 것도 내가 잘못해 받은 벌은 아니다." 2019. 9. 22. 추자 따다 본 땅두릅 가잰다. 오데로 추자 따로 가잰다. 바구니 두 개 들고 나섰다. 등골이란 꼴짜기 젤 안쪽 깊이깊이 들어간 곳 요샌 농로農路라 해서 시멘트 포장을 해준 관계로다가 근 20년 묵정밭인 이곳이 이젠 차가 들어가는 데로 변했다. 천수답이라, 한땐 벼농사를 지었지만 이젠 동생이 각종 과수를 심었으니 추자나무도 개중 하나라 따는 족족 그 자리서 껍띠 홀라당 빗끼서 알맹이만 줏어담아 온다. 아직 때이른 듯한 추자는 없지는 아니한 듯 하나 껍띠가 홀라당홀라당 벌러덩벌러덩 잘 까진다. 그 추자나무 곁에 못보던 나무 꽃이 한창이라 동생한테 물으니 엄마가 땅두릅이라 해서 어딘가서 캐다 심캈단다. 땅두릅? 촌놈인 나도 생소하다. 이파리 쭐거리 살피니 이렇다. 내녕겐 땅두릅 따야겠다. 2019. 9. 14. 소분掃墳 vs. 벌초伐草 묘소 주변 잡풀을 베서 정리하는 일을 소분이라 한다. 주로 추석 직전에 한다. 요샌 이 일이 산업으로도 발전해 그 대행이 성행하기도 하고, 또 예초기刈草機라 해서 이럴 때 쓰는 기계를 전문으로 맹글어 파는 업체도 생겨났다. 이 일을 내가 서울에 올라와선 소분하러 간다 하니 사람들이 거의 열명 중 열명이 소분이 뭐냐 되묻곤 했다. 집성촌인 우리 고향에선 다 소분한다 하지 벌초한다곤 하지 않는다. 한데 이를 서울 친구들은 벌초한다 말하더라. 벌초는 잡풀을 베는 일 전반을 의미하지 무덤을 정리한다는 의미는 없다. 따라서 저 말을 저 문맥에 따라 쓰려거든 모름지기 산소 벌초하러 간다고 해야 한다. 그에 견주에 소분은 그 대상이 모름지기 무덤이니 저 말이 정확하다. 벌초는 풀을 벤단 뜻이요 소분을 그것을 포함해 .. 2019. 9. 13. 귀성보고(2) 한가위 아침 눅눅한 대지가 마르기 시작한다. 빛이 들어온다. 꽃무릇도 막 샤워 끝내곤 물기 털기 직전이다. 대추 사과 간밤은 시원했노라 한다. 두릅은 지금은 때가 아니니 내년 봄 날 찾으란다. 연무 풀어해치며 해가 솟는다. 간밤 굶은 거미 한가위 차례 기다린다. 물망초 만발한 틈바구니로 오늘도 물은 흐른다. 2019. 9. 13. 이전 1 ··· 264 265 266 267 268 269 270 ··· 3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