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865 국화 아래서 부처도 계절을 타는지 요샌 국화 아래서 누님 생각하며 선정에 든다. 하긴 보리수건 국화건 술꾼들한텐 모조리 술일 것이니 국화 아래선 부처가 도연명으로 현신하고 보리수 아래선 보리똥주 一念하지 아니하겠는가? 동방에 佛이 있어 국화佛이라 이름한다. 2019. 10. 3. 명함을 정리하며 서재 책상 이곳저곳 나뒹구는 명함들이 걸리적거려 청산에 들어간다. 한뭉태기 되는데 내 명함도 있다. 미처 입력하지 못한 명함들이라 대개 어쩌다 스치다만 인연들이라 앞으로 내가 얼마를 살지 알지 못하나 경험칙상 다시 만날 일이 없거나 다시 만난대도 다시 명함을 교환해야 할 사람이 대부분이란 사실 잘 안다. 하나씩 입력하는데 명함도 층위가 있어 언제 어떤 기관과 점심 간담회가 있었던듯 그쪽 기관 오야붕 이하 직원들 명함이 우수수하다. 향후 추가의 인연이 거의 없을 사람들 명함을 입력하는 오직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나한테 명함을 준 사람들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는 까닭이다. 나라고 저들에게 무에 별것이 있겠는가? 스친 인연일 뿐이다. 그러다 이채로운 명함 한장 튀어나오는데 보니 아일랜드 슬라이고 어느 호텔이라 .. 2019. 10. 3. 대나무 휘어감은 소나무 삼밭에 자라는 쑥은 삼을 닮아 쭈쭈 빵빵한다지만 글쎄다. 쪼그라져 죽기 마련이라. 베베 꼬인 이 소나무 안쓰럽기 짝이 없어 삼밭 쑥대처럼 나도 쑥쑥 뻗어 햇볕 함 쬐 보겠다며 버둥버둥이라. 자고로 활엽수와 싸워 이긴 침엽수 없다. 소나무 좋다 누가 말하는가? 쭉쩡이 대나무한테도 묵사발 저 신세 보고도 소나무가 최고라 할 것인가 고창읍성, 일명 모양성 맹종죽림孟宗竹林이다. 2019. 9. 30. 기다림과 두려움 "기다리는 건 일찍 오지 않아. 두려워할수록 빨리 오지." 2015년 9월 30일, 내가 삼류영화 대사라며 옮겨놓은 것인데 지금 검색하니 2013년 영화 《야관문》에서 신성일이 분扮한 주인공 종섭이 하는 말이란다. 어디 다른 데서 나오는 말을 딴 것인지도 모르겠다. 맞는 말이다. 기다림은 언제나 애가 타기 마련이라 입술이 바짝바짝 마른다. 공포는 언제나 기습이라 스텔스 폭격기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날아들지 모른다. 2019. 9. 30. 머루랑 다래랑 얼음이랑 이걸 동네마다 부르는 명칭이 제각각이라 내 고향 공천에선 얼음 혹은 어름이라 하거니와 엑센트는 ice랑 같다. 서울 사투리로는 으름 정도로 표기 혹은 발음인 듯 하거니와 요즘 이게 벌어지는 시즌이라 이들 사진은 몇년전 내가 추석에 김천에 갔을 적에 딴 것이라 이는 원주시청 박종수 과장 오늘 포스팅 사진이라 보니 지금 한창 벌어진 모양이라 이 얼음은 달기가 한반도가 산출하는 과실 중엔 최고다. 이게 촌놈들한텐 묘약이나 도시 출신들은 먹을 줄을 몰라 내 마누라 아들놈만 해도 맛보곤 더는 못먹겠다 패대기 치더라. 이유는 씨 때문인데 저 속알맹이 삼분지이가 씨라고 보면 된다. 얼음은 먹는 묘미가 씹지 아니한 채 씨까지 통채로 목구녕으로 훑어넣으니 거개 도시 출신자들은 이걸 견디지 못하더라. 그리 삼킨 씨는 고스.. 2019. 9. 29. 미리 가는 토함산의 가을과 단풍 토함산 기슭 덕동호다. 박정희 유신정권이 의욕으로 추진한 고도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 일환으로 등장했다. 추령이라는 고갯길 토함산 기슭이다. 옛날 고갯길은 이제 거의 이용하지 아니한다. 신작로 따라 난 터널을 통과한다. 옛날 고갯길 정상 휴게소는 지금은 백년다원이라는 찻집으로 변모해 도스시대 아날로그시대를 기억하려는 사람들한테 그런대로 인기다. 토함산이 선물하는 가을 단풍 정취는 뭐라 집어 말하기 힘든 독특한 정취가 있다. 언젠가부터 매년 가을 단풍이 흐드러질 때면 저 일대를 횡단한다. 그럴 시즌을 코앞에 두어서인가? 올해도 저 풍취를 맛보려나 모르겠다. 2019. 9. 27. 이전 1 ··· 263 264 265 266 267 268 269 ··· 3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