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863 게발선인장 다시 피어 해마다 이맘쯤이면 김천 엄마집 이 게발 선인장이 꽃을 만발한다. 듣자니 엄마가 어딘가서 이 선인장 한 이파리 떼서 줏어다 꽂으니 이리 자라났다 한다. 이리 진홍색 꽃을 피우니 참꽃보다 붉다. 이 꽃 누가 울거내어 약이나 차로 달여먹는단 말은 없으니 아직 식용은 아닌가 보다. 이젠 우거져 좀 있으면 타잔이 나타나 날아다니고 원숭이가 뛰어놀 날 있을 성 싶다. 테레비와 같이 놓으니, 테레비 보고 널 보고, 일거양득인가 하노라. 너는 다시 피는데 나는 지기만 한다. 2019. 2. 3. 변강쇠를 꿈꾸는 자의 장작패기 2019. 1. 28. 광주송정역에서 우연히 느낀 바 있어 왔다 간다는데, 실은 언제나 이 말이 아리까리함하니 그 까꾸로가 아닌가 하는 의문에서다. 갔다 오는 건 아닌가 해서 말이다. 그럼에도 왔다 간다 하는 까닭은 내가 현재 터잡고 사는 곳, 곧 서울이 준거인 까닭이다. 그런 까닭에 하루건 이틀이건 나흘이건 뭐건 머무르며 자는 일을 유숙留宿이라 한다. 머물며 자고는 훌쩍 떠나기 때문이다. 어째됐건 나는 또 머물다 간다. 이 철로 안내하는 길을 따라 나는 또 미끄러지듯 간다. 실어나를 육중한 기차가 선로 따라 들어온다. 유숙이건 왔다가건 우야둥둥 애니웨이 금삼첨화 우수마발 막무가내 피장파장 나는 또 간다. 유붕有朋이 원방遠方으로부터 온단 말에 맨발로 뛰어나와 주고, 그것이 하루건 이틀이건 일주일이건, 유붕이란 말 한마디로 서로가 위로가 되어주며, 떠날 땐 언제나.. 2019. 1. 27. 세운상가 골목에서 도시재생이 붐이라지만, 내가 이해하는 한 이 재생은 그곳을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한테는 고역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항용 고민이 많은 정책인 줄 안다. 저들이라고 아파트가 편한 줄 모르겠는가? 나는 아파트 생활하면서 너흰 저리 계속 살라할 순 없는 노릇이다. 물론 도시재생이 그 삶의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자는 것이요 그리하여 그 외관 풍물은 그런대로 보존하되, 그것을 잘 살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그 지역공동체의 자생력을 키우자고 한다. 나 역시 무대만 달라 저와 비슷한 환경에서 나고 자랐다. 초가서 나는 태어났고 초가서 잠을 잤고 거기서 이를 잡고 벼룩을 친구 삼았다. 누가 날더러 초가에 다시 살라면 나는 그 사람 입을 봉하리라. 재래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일방의 희생만.. 2019. 1. 14. 세운상가 답사 오늘도 영감이 어김없이 불러낸다. 세운상가를 돌자 한다. 접선지다. 여느 때 같음 일단 꼭대기 올랐겠지만 오늘은 생략하고 곧바로 골목길로 기어든다. 마천루 즐비한 서울. 하지만 그 속내 한꺼풀만 벗기면 이런 모습이다. 베네치아 가서 골목길에 놀라지만 그 베네치아 골목길보다 더 좁아터진 골목길이 서울 뒷골목엔 비일비재하다. 질긴 삶이다. 저들이라고 번듯한 현대식 건물에서 번듯한 설비 구비하고 싶지 않겠는가? 저리 악착 같이 벌어 자식 대학 보내고 했으리라. 세운상가가 개발광풍이다. 반발이 만만치 않은듯 반대를 외치는 현수막도 쉬 만난다. 철거를 경고하는 안내판도 곳곳에 대자보마냥 붙었다. 철거가 진행 중인 한 곳이다. 낡은 콘크리트 건물 옥상에 포크레인 덩그러하고 그 밑에선 잔해가 쏟아진다. 골목 돌아가니.. 2019. 1. 13. 부뚜막 장작불에 서린 아버지 불구덩이 앉을 때마다 아버지가 생각나고 당신 저리 담뱃불 붙이던 모습도 떠오른다. 살가움과는 거리가 먼 아버지와는 거리가 너무나 컸다. 후회한들 어쩌겠는가? 저리 나는 쇠죽을 끓였으며 저 불 앞에서 영문법을 공부한 날이 있고,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을 외기도 했다. 지금은 하나도 기억에 나지 않고 적벽부 앞대가리만 오락가락한다.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 작년 오늘 나는 저랬다. 2019. 1. 10. 이전 1 ··· 291 292 293 294 295 296 297 ··· 3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