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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863

김영문翁, 심혈의 역작 《초한지(楚漢志)》 역시 영감답다. 내가 그의 성격을 알기에, 더러 《초한지(楚漢志)》 번역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는, 어떤 모양새로 나올까 못내 궁금했거니와, 내가 고국을 비우고 애굽을 다녀온 사이에 그 소식이 전해졌으니, 아래 우리 공장에서는 간단한 출간 소식만 전해졌다. 교유서가, '원본 초한지' 완역본 세트 출간 다만, 그 의미 혹은 성과에 견주어 그 평가가 적어도 기사로서는 충분히 언급되지 아니해서 몇 마디 덧보태고저 한다. 무엇보다 이번 완역작업은 그것을 시도한 이가 김영문 선생이라, 나와는 좁게는 같은 김녕김씨 일문이라 더 애착이 깊거니와, 그는 차치하고라도 그가 기존 이런 작업에 손대어 선보인 성과들이 녹록치 아니하니, 그는 언제나 족보를 중시하는지라, 같은 번역을 해도, 언제나 뿌리가 있는 번역을 하니, 이.. 2019. 2. 20.
헌책방에서 맛보는 무념무상 멍 때리기 좋은 곳으로 나한텐 서점 만한 데가 없다. 그리하여 틈만 나면 싸질러 가곤 했으니, 새책보단 헌책이 주는 케케함이 때론 좋다. 이곳이라 해서 번뇌가 없으리오만, 그래도 번뇌보단 무념무상할 때가 많다. 그리하여 가끔은 셀카로 부러 웃어주기도 하고, 때론 파안대소도 해본다. 2019. 2. 19.
섹스는 2월에 내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또 다른 계정은 2019년 2월 9일 현재 친구가 781명이다. 이들 모두가 생일을 공개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 나아가 이 제2 페북에는 일본인 페친이 300명가량 된다는 점도 유념해 주기 바란다. 페북 기능 중에 오늘 보니, 월별 생일이 도래하는 친구 목록을 제공한다. 무심히 월별 생일 목록을 보다가 희한한 현상을 발견한다. 2월 생일인 사람이 27명, 3월이 50명 6월이 40명, 7월이 45명 그러다가 11월에 69명으로 폭증한다. 다른 월별 통계치는 생략하거니와, 11월이 최고조에 이른다. 배째고 나오지 않았다면, 조산이 아니라면? 11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잉태 시기가 2월 어간일 것이다. 부모님들이 겨울이 끝나갈 무렵에 집중적인 거사巨事를 치렀다는 뜻이다. 겨울은 .. 2019. 2. 9.
BTS가 누군지 모르던 어느 문화부장 "얘네들은 왜 이름이 이 모냥이냐?" 방탄이 뭐냐? 총 맞았데?" 아직도 나는 그 의뭉함을 풀지 못했다. 가요 담당한데 물어도 뭐 뾰죽한 답이 없었다. 다시 한 마디 뇌까렸다. "방탄이 총이라면 이 친구들 백지영이랑 관계 있는 거 아냐? 총 맞은 것처럼?" 그랬더니 가요 담당이 깔깔 웃는다. "어째 아셨어요? 방탄이 키우는 친구가 방시혁이에요. 총 맞은 것처럼 작사작곡한 친구요." 해직 생활 끝내고 복직해 생판 인연도 없는 전국부에 있다가 이 공장 문화부장으로 발령난 지난해 4월 직후 어느 무렵 일이다. 그때만 해도 나는 방탄이가 누군지 알지도 못했고, 알 생각도 없었다. 그래도 양심이 없지는 않아 가요 담당 기자를 불러서 물어봤으니, "문화부장질 하면서 그래도 이런 친구들을 알아둬야 한다는 얘들이 있을.. 2019. 2. 9.
텅빈 섣달 그믐날 동네 주차장 확실히 변했다. 세밑이라 하고 내일 설날이라 하지만 정적뿐이다. 섣달 그믐엔 밤을 밝힌다지만 그 몫은 가로등 차지된지 오래다. 하긴 빈집이 절반이니 불을 켤 사람도, 이유도 없다. 이 동네 주차장은 그래도 이날이면 제법 주차장 흉내를 냈지만, 이곳을 터전 삼는 내 동생 차랑 누군지 모를 이 차량 꼴랑 두 대뿐이다. 역귀성 때문도 아니요, 풍습이 변해 외국으로 온가족 날랐기 때문도 아니다. 하나둘씩 죽어 실려나가고 주인을 잃은 까닭이다. 나 역시 몇년 전엔 온가족 일본 온천여행으로 대체하자 생각한 적 있으나, 엄마가 한사코 반대해서 실패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 산소를 못갔구나. 낼 들리려 한다. 적막이 죽을 날 받아놓은 말기 암 환자 같다. 2019. 2. 4.
사각사각하는 대숲에 들어 입춘이 오늘이라던가? 바람은 센 편인데 그리 차갑지는 않다. 명절이라 해서 시끌벅쩍함 사라진지 오래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들녘은 아직 겨울이나 볕이 들고 바람 막힌 남쪽 두렁으론 봄이 피어난다. 벌써 파릇파릇 뽑아다 무침하면 제격이로대 언제나 이맘쯤이면 냉이가 제철이라. 부엌엔 엄마가 캐다가 흙털어 씻어놓은 냉이 한 웅큼 어젯밤 라면에 절반 사라지고 이만치 남았으니, 그 맛 보지 못한 날 위한 뭉치라며 저리 남았다. 저 논 마늘밭인지 다마네기 밭인지 총깡총깡 뛰어다니던 개가 뜀새 이상해 살피니 세 발이라, 묻거니와, 장애견 등록은 했더냐? 어찌하여 한 다리 잃었는진 모르나, 치정 얽힌 사건은 아니었기 바라노라. 논두렁 거닐다 서걱서걱하는 소리 나는 대밭으로 들어선다. 간벌을 좀 했음 어떨까 .. 201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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