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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8

죽을 죄를 지었다며 자기 반성은 눈꼽만큼도 없는 징비록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시대 임란 코너엔 어김없이 그 처절한 증언이라면서 당시 재상으로 봉직한 퇴계학파 동인 서애 류성룡 저술 징비록을 실물 전시하며 제목에 이르기를 류성룡, 임진왜란과 자기반성을 기록하다 라 하고 그 서문 두 대목을 인용하기를 《징비록》이란 무엇인가? 임진왜란 후의 일을 기록 한 것이다. 한편, 임진왜란 전의 일도 가끔 기록한 것은 임진왜란이 그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중략)··· 백성들이 떠돌고 정치가 어지러워진 때에 나 같은 못난 사람이 나라의 중책을 맡아 위기를 바로잡지 못하고 나라가 무너지는 것을 떠받치지 못하였으니 그 죄는 죽어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중략)… 비록 볼만 한 것은 없지만 이 또한 그때의 일이니 버리지 못한다. 《시경》에 이르기를 "나는 지난 일을 징계하여.. 2023. 4. 15.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운명, 해직을 앞둔 사람들을 위한 고언 모든 인간은 해직된다. 정년퇴임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를 일삼는 자가 없지는 않지만 그 퇴직 또한 해고임은 한밤중 장작불만큼 분명하니 이직 역시 실상 해직과 동시에 일어나며 이직 역시 해직을 피할 수는 없다. 나는 일차 해직을 겪었고 2차 해직 또한 멀지 않았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두 가지 고언을 해둔다. 첫째 이메일은 기관 것을 쓰지 마라. 해직과 더불어 닫혀버린다. 타력에 의한 해직의 경우 내가 해직된 다음 그 이메일이 털려도 내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기관 메일 삭제하라. 둘째 우편물은 집으로 받아라. 그리하지 않으면 우편물이 계속 해직된 직장으로 간다. 그 회수도 한두 번이지 해직된 직장 나가는 일도 고역이다. 나는 저 1차 해직과 더불어 저리 조치했다. 오늘도 이만한 전질 역주본이 남영동 .. 2023. 4. 12.
늙은 말, 그리고 사료 뭐 이제 정년을 향해 달리니, 기자로서도, 그리고 역사학도로서도 한국사회에서 나는 늙은 말 축에 속한다. 하도 사료史料 기록과 싸우다 보니, 내 결론은 딱 하나다. 모든 사료는 거짓말이라는 거다. 모든 기록 모든 사료가 거짓말이 되면, 내 과업은 딱 하나다. 누가 왜 이런 거짓말을 했을까? 초창기엔 달랐을지 모르나, 어느 지점을 지나면서 기자로서도, 역사학도로서도 나는 그 어떤 사료 어떤 기록도 남긴 자의 이데올로기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이것이 또 다른 독선을 부를 우려가 있기는 하다. 다만, 내 경험상 보니, 그에 따른 판단이 100개 중 99개는 틀린 적 없다. 이번 선거기간 중 어느 순간에 생태탕이 터졌다. 전후맥락 딱 갖다대니, 얼토당토 않은 주장임을 확정하는 데는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내.. 2023. 4. 8.
남자가 나이 들어 드라마가 좋아진다? 남자 중심이기는 하지만, 흔히 그네가 나이 들어가는 증상으로 꽃에 혹닉하며,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는 현상을 들거니와, 그래 결과로만 보면 나 역시 그런 세대라 저에서 한 치 어긋남이 없으니 맞는 말인갑다 절감한다. 그래 꽃이 좋아라 희희낙락하는 사람들을 보며 얼이 빠졌다 핀잔한 때가 있기는 했으니, 과히 틀린 말은 아니로대, 그렇다 해서 그런 꽃에 무심했는가 하면, 꼭 그런 것은 아닌 듯하니, 지금보다 젊은 시절에도 꽃이 좋기는 했다. 다만 표시를 안 내거나 덜 냈을 뿐이다. 물론 나이 들어가면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적어지는 조금함도 없지는 않겠으며, 그런 조급함에서 어쩌면 힘찬 탄생을 알리는 그런 화려찬란이 더 대비되어 상실의 두려움에 대한 보복심리가 일정하게 작동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2023. 4. 7.
찬란한 패배, 사쿠라에 항복한 미추왕 사쿠라..일본 꽃이라 해서 주워뽑고 생쑈를 해댔지만 결국에는 졌다. 항복 조인식 하는 일만 남았다. 내가 말했다. 나무에 국적이 있는가? 처참하게 패배한 이유다. (2016. 4. 6) *** related article *** 소나무에는 국경도, 국적도 없다 소나무에는 국경도, 국적도 없다소나무에는 국경도, 국적도 없다 2014/01/03 18:05 송고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문화재 보수 현장을 소재로 하는 사건마다 거의 늘 빠지지 않는 논리가 국수주의다. 우리 것이 마냥 최고로 좋historylibrary.net 2023. 4. 6.
타는 목마름, 비 봄비 꽃비 서울이야 그런대로 버텼지만 남부지방 봄가뭄 극심하던 터에 그래도 비다운 비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남쪽에 퍼부어야 하거니와 얼마나 적셔줄지 모르겠다. 얼마전 내 경험치 들어 말했듯이 사쿠라 만발할 무렵에는 그 꽃잔치 산통 깨는 봄비가 와장창 내리곤 했으니 올해도 어김은 없다. 이 시즌 꽃비는 중의적이라 벚꽃엔딩이라는 말이 표상하는 낙화가 있으니 그것은 애잔함이요 또 다른 하나는 그 무렵 내리는 비를 말한다. 하긴 둘이 구분되기도 힘들다. 이런 일이 은행단풍 한창일 무렵에도 거의 예외가 없어 은행단풍 구경하기는 하늘의 별을 따는 일과 같다. 꽃이 문제겠는가 단풍이 대수겠는가? 타는 목마름은 피하고 봐야 한다.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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