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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540

여전히 강고한 농촌사회의 물물교환 전통 순전히 내 고향 기준이기는 하나 나는 거개 한국농촌사회가 같은 과정을 밟았다 보는데 개중 하나가 강고한 물물교환 전통이다. 내가 어린시절까지도 우리 고향에선 돈 구경하기 힘들었고 그 사용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모든 것은 물물교환에 따라 삶을 영위했으니 그러다가 화폐가 유통되기 시작한 시점은 거의 정확히 교육제도 변화와 일치한다. 엄마 아부지야 당연히 까막눈이시라 학교는 문전에도 못가봤고 큰누이는 아마 국민학교도 안나오거나 다니다 말았으며 죽은 형은 국민학교 겨우 나와 중학교인가 다니다가 도망쳤고 가운데 누이는 중학교, 막내누이는 고등학교, 남동생은 훗날 전문대학을 나왔지만 고등학교도 계우 마쳤다. 국민학교는 의무라 했지만 말뿐이었고 문제는 중학교 이후. 등록금을 화폐로 지불해야 했으니 이에서 돈이라는 게 .. 2023. 10. 9.
연근이 희미하게 일깨운 계급의식, 벤또모노가타리 弁当物語 일전에 내가 희미하게나마 계급이란 걸 어떻게 의식하기 시작했는지 잠깐 얘기한 적이 있거니와, 그에서 나는 벤또 또한 그런 의식을 일캐웠노라 한 적 있다. 그런 예고에 제법 깝죽대는 언론계 모 후배가 계란으로 떡칠한 쏘세지 동그랑땡을 언급했지만,벤또가 나에게 안겨준 굴욕감은 동그랑땡이 아닌 연근蓮根이었다. 고교 진학과 동시에 대덕 산골을 나와 김천 시내에 자취를 하게 된 나는 도시락도 내가 밥을 해서 싸다녀야 했지만 그것도 1학년이 지나고 2학년이 되어서는 아예 싸가지 않는 날이 많았으니, 그렇다고 내가 집이 풍족한가 하면 김천고등학교 구내매점에서 파는 라면 하나 사 먹을 돈이 없었다. 그러니 나는 고학년이 될수록 점심을 굶는 날이 많았고 벤또를 싸가는 날도 변변한 반찬이 없어 실로 난감하기만 했다. 그렇.. 2023. 10. 9.
고고? 미술? 고건축? 이런 걸로 살아남을 수 없다 이 얘긴 누누이 했다. 그래도 세상 물정이 어찌 돌아가는지 모르는 이 천지라 세상은 이미 heritage로 재편했다. 저 조막디만한 것들로는 암것도 할 수 없다. 고고학이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미술사가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건축학이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가야고분? 고고학 한계는 단적으로 드러났다. 지들이 단 한 번이라도 ouv를 고민한 적 있었던가? 지들이 세계유산이란 걸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한 적 있었던가? 그걸로는 암것도 할 수 없단 걸 절감했으면 바꿔야 할 것 아닌가? 이번에 제대로 경험했을 거 아닌가? 그러면 커리큘럼부터 재편하고 나부터 바꿔야 할 거 아닌가? 구닥다리 같은 토기론 때려치고 시대 추세 맞는 커리큘럼으로 재편하고 그런 구닥다리가 전부인양 살아오며 개사기친 나 자신부터.. 2023. 10. 8.
호수로 둔갑한 장경호, AI 번역 발전할수록 영어는 더 잘해야 한다 이게 웃기는 듯하지만,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영어 역시 마찬가지라, AI 자동번역이 발달할수록 그것을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나는 그만큼 더 영어를 잘해야 하는 숙명이 있다. 이거 믿고 넋 놓고 있다가 개망신 당하기 십상이라, 예컨대 우리네 동네에서 비교적 자주 등장하는 석가탑이니 다보탑이니 하는 탑만 해도, 우리가 말하는 탑이라 하면 stupa 혹은 pagoda 정도가 되면 좋겠지만, 넋 놓으면 tower가 되어버려 에펠탑과 같은 기념탑으로 둔갑하고 만다. 물론 우리가 말하는 승탑을 저리 말해도 아주 썩 틀린 말이라고도 장담하기 힘들겠지만, 전연 의도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는 아주 간단한 보기지만, 세부로 들어가서는 복잡다기하기만 해서, 고고미술사만 해도, 우리네 특유한 표현들이 있어 그.. 2023. 10. 8.
축구 야구 우승 원동력은 결국 군대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병역혜택' 이강인에게 'PSG+동료들 축하인사' 송고시간 2023-10-08 09:09 음바페·하키미·나바스·베라티 등 전·현직 동료 축하 메시지 https://www.yna.co.kr/view/AKR20231008011400007?section=search [아시안게임] '금메달+병역혜택' 이강인에게 'PSG+동료들 축하인사'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 획득 소식에 소속팀 전·현직 동료들의 축하 ...www.yna.co.kr 볼짝 없다. 이기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하며, 동기부여로 성인 남자한테 군대 면제만큼 달콤한 카드 없다. 어느 야구대회였던가? 껌 질겅질겅 씹는다 해서 개막살난 그 .. 2023. 10. 8.
사진, 내가 조작하는 팩트 구절초 피는 시즌이라 이걸로 근래 한창 재미 본 데가 경주 서악마을 이 동네 걸물 진병길이 배후엔 신라시대 무덤 밀집하고 전면으로는 서악동 고분군이라 해서 이른바 태종무열왕릉이니 해서 중고기 신라시대 대따시 무덤 한 줄로 나란히 선 모습을 조망하는 도동서원 인근 선도산 기슭 밭떼기에다 봄이면 작약 심고 가을이면 구절초 피워 한 시대를 풍미했거니와 저 모습만 보면 와 올해도 어김없이 구절초 잔치겠거니 하겠거니와 그래 이런 사진으로 장난 치면 얼마든 그러리라 하겠거니와 실은 이는 교묘한 사진 작란作亂이라 그렇다면 실제 지금 현장은 어떠한가? 이 꼴이라 올해는 비가 많이와서 그런지 구절초 농사 망쳤다. 덜 피었을 수도 있겠지만 근래 서악마을 가을 풍광으로 익숙한 그 모습은 아니다. 사진이 실상 얼마나 정치적인.. 2023.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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