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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8

합스부르크로 재미 본 국립박물관 또 서양미술전, 이번엔 내셔널갤러리 국립박물관은 동맥경화였다. 정체상태였고 더 엄밀히는 퇴보하는 징후가 뚜렷했으니 무엇보다 MZ세대한테서 버림받는 징후가 뚜렷해서 관람객은 쪽수만 많았지, 것도 내실 따져보면 허수가 너무 많은 데다 관람층도 따지고 보면 숙제하러 오는 얼나들과 중장년층으로 너무나 극심히 갈렸다. 종래 박물관이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던 고고와 고고미술 그 어떤 것도 백약이 무효라 누가 이 고리타분함을 맘 편히 즐긴단 말인가? 고고미술이라면 괜히 내가 공부를 해야 할 듯한 그 압박이 박물관을 더 궁지로 몰아넣었다. 박물관은 그 태생으로 보면 루브르가 대표하는 미술품과 고고품 융합주의 대륙주의 계통과 고고와 미술을 분리해서 전자를 뮤지엄이라 하고 후자를 갤러리라 해서 분별하는 브리티시 뮤지엄 중심 영국주의로 대별한다. 한국은 영국주.. 2023. 4. 23.
조명빨에 최적화한 백자와 청화백자 조선백자를 일러 흔히 순백純白이라 하지만 제대로 살피면 순백은 없어 실은 곰보라 여드름 고민에 시달리는 청소년 얼굴이랑 진배 없다. 예서 살피면의 기준인데 그 어떤 경우건 육안이라 제아무리 순백이라 해도 현미경 들이대면 물광 피부도 살아남지 못한다. 육안과 더불어 또 하나의 조건이 있으니 태양광이다. 태양광에 노출한 조선백자로 순백은 없다. 다 곰보요 얼룩티끌 천지라 그 몰골을 보고선 조선백자를 순백이라 상찬할 수는 없다. 리움미술관 아트숍에 나와 있는 현대작가들 백자다. 우리가 상상속에 그리는 순백 백자는 현대작가에 와서야 비로소 가능해졌다. 저 현대작들은 작가들이 대체 무슨 요행수로 만들었는지 태양광 아래서도 순백으로 뺀질뺀질해서 저 수준은 조선시대 도공이 결코 따를 수 없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2023. 4. 23.
사진과 초상권, 그리고 그 역설 이 사진 작년 오늘 창경궁에서 찍고는 사진부를 통해 정식 발행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이 정도는 누군지 모르니 발행해도 괜찮지 않느냐 하니 그래도 위험하다면서 거절하더라. 물론 난 저 사람을 모른다. 다만 시절이 시절이고 또 창덕궁이 저런 꽃으로 만발할 무렵이라 특히 신혼부부 기념촬영이 많았으니 아마 예비 신부 아닌가 했더랬다. 봄꽃은 참말로 한복과 절묘하게 조화해서 이 정도면 괜찮다 싶다 해서 망원으로 당겨 촬영한 것인데 결국 나만 간직하는 사진이 되고 말았다. 물론 꼭 발행해야 하는가 하면 나로선 절박이 없다. 내가 사진기자도 아닌 마당에 나로선 봄날 풍경 찍다가 얻은 장면인데 그걸로 만족한다. 그만큼 요새는 초상권이 더 존중받는 시대다. 이른바 몰카 사건들이 그것을 더 강화한 측면이 있기는 하겠지만.. 2023. 4. 22.
무덤은 집이다, 고로 왕릉은 왕궁이다. 이 평범성을 확인하는 데 나로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했다. 고고학 개론이나 건축학 개론 같은 데서 이런 말이 아마 보일 수도 있을 텐데 내 성정으로 보아 나는 그런 말들이 보인다 해도 개무시했을 테니 무엇보다 내가 직관하는 일이 중요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좋게 보아 우직하다 할 테고 또 한편에선 시건방지게 보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리 살았다. 내가 간접으로 누군가의 교시를 따라 그것을 어느 순간 이후 내것으로 체득하면서 아 이게 내것이다 라고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많을 테지만, 그래도 저와 같은 것들은 설혹 이른바 선배 선학이 그런 말을 했다 해도 순전히 내것이라고 믿는다. 왜? 내가 본 그 무수한 고고학 건축학 관련 글에서는 저 비슷한 말이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기 .. 2023. 4. 21.
아무 쓰잘데기 없는 세 가지 집착? 놓으면 된다. 신념? 버리면 된다. 지조? 바꾸면 된다. 살아보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게 이 세 가지더라. (2014. 4. 21) 한때는 이 세 가지, 혹은 개중 후자 두 가지를 지켜도 대단하다 생각했다. 세월이 지나 그 하나 바뀌지 아니한 모습처럼 꼴불견한 것도 없더라. 신념이나 지조는 자주 바꿔야 한다. 그것이 훨씬 더 인간적이더라. 지훈 동탁이 지조론을 부르짖은 까닭은 일찍 죽었기 때문이다. 쉰을 넘어 살았더래면 나는 지조론을 절필했다고 본다. 2023. 4. 21.
미술관 대신 박물관이었다면? https://m.yna.co.kr/view/AKR20230419124200054?section=culture/index 작은 미술관 하나 생겼을 뿐인데…조용한 섬마을의 놀라운 변화 | 연합뉴스(신안=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조용한 시골 섬마을에 3년 전 작은 미술관 하나가 문을 열었을 뿐인데 놀라운 변화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www.yna.co.kr 꼭 미술관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본다. 함에도 미술관이 지역활성화에 일정한 기여를 했음도 불문不問해도 가지可知할 듯하다. 저런 소식에 대뜸 박물관을 대입해 본다. 박물관이 들어섰더래면 지금과 같은 효과가 났을까? 비참하지만 우리 업계서는 다 안다. 처참히 실패했으리란 걸 너무 잘 안다. 그런 까닭에 더 애절하지 않을까? 아니 이미 그 단계도 지났으므로 .. 2023.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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